Page 8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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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지극히 은미(隱微)한 것은 이(理)요, 지극히 드러난 것은 상(象)이

             다. 체(體)와 용(用)은 근원이 하나요, 현(顯)과 미(微)는 간격이 없

             다.” 라고 하였고, 주자(朱子)는 이를 풀어서 “그 은미한 것으로 말하
             건대 체(體)에 나아가면 용이 그 가운데 있으니, 이른바 ‘일원(一源)’이
             다. 그 드러난 것으로 살피건대 나타난 데에 나아가면 은미한 것이


             벗어날 수 없으니, 이른바 ‘간격이 없다[無間]’는 것이다.” 라고 했습
             니다.

               소위 ‘나타난 데에 나아가면 은미한 것이 벗어날 수 없다.’라는 것은

             진실로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요, 소위 ‘체(體)에 나아가면 용
             (用)이 그 가운데 있다.’라는 것은 곧 먼저 갖춰져 있다는 실지입니다.

             먼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본체(本體)라고 말하며, 먼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본연지묘(本然之妙)’라고 합니다. 그 ‘체(體)’가 만약 임시로
             배정된 것이라면 체는 말만 체이지 본체가 아니며, 그 ‘연(然)’이 만약

             지금부터 시작된 연이라면 연은 말만 연이지 본연(本然)이 아닌 것입
             니다.





                지극히……없다:《근사록집해》 권3 〈치지(致知)〉에 나온다. “지극히 은미한 것은
                이(理)요, 지극히 드러난 것은 상(象)이다. 체(體)와 용(用)이 하나의 근원이요,
                드러남과 은미함이 간격이 없으니, 회통(會通)을 보아 전례(典禮)를 행하면 말에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다.[至微者理也, 至著者象也, 體用一源, 顯微無間, 觀會通以
                行其典禮, 則辭無所不備.]”라고 하였다.
                그 은미한……것이다:《주자대전(朱子大全)》 권30 〈답왕상서서(答汪尙書書)〉의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 원문은 다음과 같다. “대개 이(理)로부터 말하건대
                체에 나아가면 용이 자연히 그 가운데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근원이 하나다.’라는
                것입니다. 상(象)으로부터 말하건대 드러남에 나아가면 은미함이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간격이 없다.’는 것입니다.[蓋自理而言, 則卽體而用在其
                中, 所謂一源也. 自象而言, 則卽顯而微不能外, 所謂無間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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