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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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솔개와 물고기는 형이상하(形而上下)에서 말하는 형(形)입니

                 다. 가리켜 말한 것이 형상(形上)에 있다면, 그것이 홀로 이(理)를
                 가리킨다고 해도 해롭지 않으며, 형하(形下)에 있다면 그것이 홀로

                 기(氣)를 가리킨다고 해도 해롭지 않습니다.
                   근세의 의론들은 모두 이(理)가 텅 비어 아무것도 없고 머리와 다리

                 도 없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의예지(仁義禮智)부터
                 이미 기(氣)를 겸해서 말한 것이라고 하니, 저는 매번 귀를 막고 듣고

                 싶지가 않습니다.



                 鳶魚者, 形而上下之形也。 所指而言者, 在於形上則不害其爲單指

                 理, 在於形下則不害其爲單指氣。 近世議論,  皆以理爲空蕩蕩無頭
                 腳物事。 故自仁義禮智, 已謂兼氣而言, 愚每掩耳不欲聞。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이라 한다.”라고 했는데, 공[이백간]은 이
                 구(句)를 텅 비어 일법(一法)도 없다고 보십니까? 만 가지 이치가 모

                 두 갖춰져 있다고 보십니까?



                 “天命之謂性。” 公以此句爲空無一法耶? 爲萬理畢具耶?




                      위는 주자(朱子)가 이백간(李伯諫) 에게 물었던 말씀입니다. 이
                      제 원컨대 노형께서 백간을 대신하여 한마디 답을 해 주십시오.





                    이백간(李伯諫):이름은 종사(宗思), 건안(建安) 사람이다. 처음에 불학(佛學)을
                    배웠다가 나중에 그 잘못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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