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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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一)이고 만(萬)이 없으며, 용은 만이고 일이 없다.’라고 했겠습니
까?
대개 만과 일이 간격이 있는 것은 기(氣)의 국한됨이요, 만과 일이
융통하는 것은 이(理)의 오묘함입니다. 일이 곧 만이기 때문에 혼연하
여 모호하지 않으며, 만이 곧 일이기 때문에 이미 갖추어져 있어 조각
으로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의 본래 면목이니, 이것을
알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안목이 밝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의 맹안(盲
眼)으로 천하 사람들이 보는 것을 폐하려고 한다면 어찌 옳겠습니까?
朱子旣以卽體而用在其中, 釋程子本語, 何嘗坼體用而二之, 以爲
體則冲漠, 用則森然乎? 又引程子此語, 以解太極圖曰, “自其著者
而觀之, 則動靜不同時, 陰陽不同位, 而太極無不在焉” 此言體藏
於用也。 “自其微者而觀之, 則冲漠無眹, 而動靜陰陽之理, 已悉具
於其中”, 此言用具於體也。 曷嘗如兄間隔體用, 以爲體一而無萬,
用萬而無一乎? 蓋萬一間隔者, 氣之局也, 萬一融通者, 理之妙也。
一便是萬也, 故渾然而非儱侗, 萬便是一也, 故已具而非分片。 此
是理之本來面目, 不知此者, 自是己之眼目不明。 以己之盲, 欲廢
天下之視, 惡乎可哉!
[문] ‘생생(生生)’ 이라는 두 글자가 일원(一原)의 묘를 다할 수 있
고, 만리(萬理)의 다름을 통할 수 있습니다.-권우인-
생생(生生):만물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것을 말하는데, 《주역(周易)》 〈계사전 상
(繫辭傳上)〉에 “낳고 낳음을 역이라 이른다.[生生之謂易]”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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