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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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理)와 기(氣)는 원래 서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不相離]
-권우인-
理氣元不相離云云。【權宇仁】
[답] 이것을 사물에 나아가 살피면 그 말이 진실로 합당하여 다시
논평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형께서 아실 뿐만 아니라 저도 아는 사
실입니다. 다만 하나의 이(理) 자 이것을 도출해서 말씀하신 것인지,
이(理)와 기(氣)를 섞어서 말씀하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理)와
기(氣)를 섞어서 오히려 이(理)라고 말한다면, 옛사람들의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법은 아마도 이와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理)를 이
(理)라고 이름 지은 것은 거기에 조리와 문리(文理)가 있어서 맥락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두리뭉실한 덩어리 여서 머리와
다리가 없기 때문입니까?
만약 두리뭉실한 덩어리를 ‘이(理)’라고 이름한다면, 옛사람들의 글
자를 쓰는 법은 아마도 이와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서로 떨어지지 않은 가운데 또한 서로 섞이지 않아 가리킬 수 있는
것이 있으며, 혼연한 가운데 원래 찬연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이(理)와……않습니다:《대학(大學)》의 수장(首章) 소주(小註)에서 북계진씨(北
溪陳氏)가 말하기를 “사람이 태어날 때에 천지의 이치를 얻었고, 또 천지의 기운을
얻어서 이(理)와 기(氣)가 합하니 이 때문에 마음이 허령(虛靈)한 것이다. 이와
기는 원래 서로 떨어지지 않으며 본래 혼융(混融)하여 간격이 없다.[人生得天地之
理, 又得天地之氣, 理與氣合, 所以虛靈. 理氣元不相離, 本混融無間.]”라고 하였다.
두리뭉실한 덩어리:원문의 ‘농동(儱侗)’은 혼연하여 분별이 없는 모양 또는 모호하
고 구체적이지 않은 모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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