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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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고 개미는 개미의 굴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미와 범을
말씀하신 것이 창을 돌려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개
미와 범에 대한 설 은 대저 형기(形氣)를 태극(太極)으로 본 병통 때
문입니다. 원컨대 노형께서는 개미도 쓸어버리고 범도 쫓아내어 이
두 가지 물건이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하지 마십시오.
太極之理, 似圓通而實方嚴, 如此者必如此而不爲彼, 如彼者必如
彼而不爲此。 故流行宣著於事物之閒者, 截然各有一定之分, 加不
得減不得, 過不可不及不可, 學者明此也, 道者行此也。 若如兄言,
一味圓通不拘而已, 則馬可牛角, 桃可李花, 冬可衣葛, 夏可衣裘,
率天下之人而禍天理者必此言也。 且兄之此言, 吾實有訝惑。 兄旣
斥一本之涵萬殊, 以爲太極之分片, 而可如彼又可如此之言, 胡爲
而發於兄也? 夫可如此又可如彼, 則是兩片也。 如此者不止五千,
如彼者不止五千, 則是萬片也。 可如此故此得之而爲此, 可如彼故
彼得之而爲彼, 則是虎從虎窟出, 蟻從蟻穴來也。 然則蟻虎之說,
不幾乎倒戈而自攻乎? 蟻虎之說, 大抵認形氣爲太極之病, 深願老
兄掃蟻逐虎, 勿使此二物, 病我靈臺。
개미와……설:주희는 《주자어류(朱子語類)》 권4 〈성리(性理)〉 편에서 ‘인물지성
(人物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에 대해 “기(氣)는 서로 비슷하다. 예컨대 춥고
따스한 것을 느끼는 것이나, 배고프고 배부른 것을 아는 것이나,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나, 이익을 좇고 해를 피하는 것 등은 인(人)과 물(物)이
모두 같다. 반면에 이(理)는 같지 않다. 예컨대 벌과 개미의 군신은 단지 그 의(義)
에 대해서 아주 조금만 아는 것이 있을 뿐이며, 범과 이리의 부자(父子)는 단지
그 인(仁)에 대해서 아주 조금 아는 것이 있을 뿐이다.[氣相近. 如知寒煖, 識飢飽,
好生惡死, 趨利避害, 人與物都一般. 理不同, 如蜂蟻之君臣, 只是他義上有一點子
明. 虎狼之父子, 只是他仁上有一點子明.]”라고 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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