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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묵(語黙) 과 사수(辭受) 의 일을 붙임
                 出處  語黙辭受附





                 [문]  근세의 유현(儒賢)들은 혹 예우가 융숭하여 소명(召命)이 여러

                 차례 내려와도 한번도 사은숙배(謝恩肅拜)를 하지 않으니, 그 출처

                 (出處)의 뜻에서는 어떻습니까?-김치희-



                 近世儒賢或禮遇隆重,  召命累下而一不肅謝,  其於出處之義何如?
                 【金致熙】








                    어묵(語黙):동정어묵(動靜語黙).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권3 〈여장흠부별지
                    (與張欽夫別紙)〉에서 주자가 “성(性)이 정(靜)하더라도 동(動)하지 않을 수 없고,
                    정(情)이 동하더라도 반드시 절도가 있다. 이는 마음이 고요히 감통(感通)하여 두
                    루 관통하여 체(體)와 용(用)이 서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이
                    마음을 지녔더라도 인(仁)하지 않으면 이 마음의 오묘함을 드러낼 수 없고, 사람이
                    인(仁)을 하고자 하더라도 경(敬)하지 않으면 인을 구하는 공효를 다할 수 없다.
                    이는 마음이 일신의 주인이 되어 동정(動靜)과 어묵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性之
                    靜也而不能不動, 情之動也而必有節焉. 是則心之所以寂然感通, 周流貫徹, 而體用
                    未始相離者也. 然人有是心, 而或不仁則無以著此心之妙, 人雖欲仁, 而或不敬則無
                    以致求仁之功. 盖心主乎一身而無動靜語默之間.]”라고 하였다.
                    사수(辭受):사수출처(辭受出處), 또는 사수진퇴(辭受進退)를 말한다. 《맹자(孟
                    子)》 〈만장 하(萬章下)〉의 주(註)에 “성현이 벼슬을 사양하거나 받고 나아가거나
                    물러나는 것은 오직 의(義)에 달려 있다.[聖賢辭受進退, 惟義所在.]”라고 했고,
                    《성리대전(性理大全)》 권50 〈역행(力行)〉에 주희가 “사대부의 진퇴와 출처는 또
                    비단 그 자신만의 일이 아니다. 그 처신의 득실은 바로 풍속의 성쇠에 관계된다.
                    그러므로 특히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士大夫之辭受出處, 又非獨善其身之事而已.
                    其所處之得失, 乃關風俗之盛衰, 故尤不可以不審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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