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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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가장 요긴하고 절실한 곳이니, 여기에 다리를 세워 정하면
성현의 책에 글마다 요긴하지 않음이 없고 말마다 절실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그렇지 않는다면 책과 말이 모두 자신과 상관이 없게 되니,
무슨 요긴하고 절실한 것이 있겠는가? 우리 유가의 학문은 참선가의
화두만 보는 법과 다르니, 반드시 요긴하고 절실한 말만 찾는 것 또한
병통이다.
冬課在於《中庸》固善, 而別求要書切語, 《中庸》獨非要書切語耶?
蓋萬事本領, 在於自家放心收不收之間。 如息之呼吸, 手之翻覆,
出此便入彼, 無頃刻閒時。 此最要切處, 此處立得腳跟, 聖賢書,
無書非要, 無語非切。 不然書與語, 都不與自家相關, 何要切之有?
吾儒之學, 不是參禪家看話頭法, 必覓要切語者, 亦病也。
[문] 먼저 글의 뜻을 통해야 의리(義理)를 궁구할 수 있으니, 마땅
히 무슨 책을 먼저 읽어야 합니까?-이재호-
先通文義, 可究義理, 當先讀何書?【李載鎬】
[답] 문의(文義)를 통하려면 무슨 책인들 불가하겠는가마는 그중에
서 가장 가까운 책을 말하자면, 아마도 《논어(論語)》와 《맹자(孟
子)》보다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세하게 읽고 정밀하게 생
각한 뒤에야 공효를 얻을 수가 있다. 대개 글자 속에는 글자의 뜻이
있고 글귀의 속에는 글귀의 뜻이 있으니, 글귀를 합쳐 장(章)을 이루
면 또 한 장(章)의 대의(大義)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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