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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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경서(經書)와 자서(子書)를                                  假使經子

                 자기 말처럼 외우더라도                                        如誦己言
                 서점이라면 옳겠지만                                          書肆則可

                 동몽조차도 구제할 수 없다네                                     無救童昏
                 병을 이미 진맥했다면                                         病旣診脈

                 약으로 어찌 고치지 못하겠는가                                    藥豈無術
                 구습은 어떻게 고치랴                                         舊習曷革

                 용기가 진결이라네                                           勇爲眞訣

                 기품은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氣稟曷變

                 경이 바로 삼출 이라네                                        敬是蔘朮
                 배움에 뜻을 두는 것은                                        學之有志

                 비유하면 원기와 같으니                                        譬則元氣
                 원기가 안에서 손상되면                                        元氣內虧

                 약을 쓸 곳이 없다네                                         藥無所施

                 두려워하며 반구 함은                                         惕然反求
                 나에게 달려 있을 뿐이니                                       在我而已
                 늙은이의 말이라고 하지 말고                                     無曰言耄



                    는 뜻으로, 근본은 버리고 지말(枝末)만 좇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초(楚)나라
                    사람이 목란(木蘭) 상자에 주옥을 담아 정(鄭)나라 사람에게 팔자, 그 정나라 사람
                    이 상자만 사고 구슬은 돌려주었다는 우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韓非子 外儲說左上》
                    삼출(蔘朮):인삼과 백출을 말한다.
                    반구(反求):돌이켜서 찾음을 뜻한다.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인한 자
                    는 활쏘기 하는 것과 같으니, 활을 쏘는 자는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야 발사하여
                    발사한 것이 맞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신에게서
                    찾을 뿐이다.[仁者如射 射者正己而後發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矣.]”라
                    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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