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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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학문이란 바로 그 기질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니, 이는 자기가
스스로 힘을 쓰기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기억력에 대해 말하는 것은
학자가 이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 자가 없다. 그러나 이것을 병으로
여기는 것은 바로 퇴보하려는 장본(張本, 근원)이니, 그 새어 나감이
많음을 걱정하지 말고, 다만 수습하기를 부지런히 하지 못함을 걱정
해야 한다. 그렇게 오래하다 보면 반드시 이르는 곳이 있을 것이다.
진열(陳烈) 선생을 어떻게 갑자기 배울 수 있겠는가? 이러한 부질
없는 생각[閒商量]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學問正欲矯其氣質, 此在自家自著力耳。 記性之云, 學者未有不以
此爲病者。 然病此者, 乃退步之張本, 勿患其多漏, 但患其收拾之
不勤, 久久必有所至。 陳烈先生, 何可遽學? 勿爲此等閒商量可也。
진열(陳烈):송(宋)나라 때 학자로, 자는 계자(季慈), 호는 계보 선생(季甫先生)
으로 불리었다. 그는 초년에 독서할 적에 글 뜻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또한 그 내용을
기억하지도 못하였는데, 《맹자(孟子)》 구방심장(求放心章)을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인사를 사절하고 몇 달 동안 방 안에 고요히 앉아 있은 뒤에 글을 읽으니, 기억력이
몇 배로 향상되고 총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심경(心經)》 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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