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6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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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를 꾸며 댈 뿐 雕繪文詞
황백의 대구를 찾고 黃白覓對
월로 의 기이함을 다투니 月露爭奇
긍경 을 만날지라도 雖値肯綮
눈은 겉치레만을 향해 갈 뿐 眼走毛皮
이것은 그중에 큰 것이니 此其大者
나머지는 유추할 수 있네 餘可類推
다음으로 기품을 말하자면 其次氣稟
고요함과 조급함이 모두 허물이라네 靜躁皆咎
고요한 자는 간편만을 추구해서 靜者簡便
번다함을 싫어하여 누추함으로 나아가고 惡煩就陋
조급한 자는 급박하여 躁者急迫
눈앞을 탐내고 뒤를 소홀히 하네 貪前畧後
이 세 가지 우환은 惟此三患
눈 속의 티끌이 되니 爲眼中翳
매운 고추를 껍질째 삼키고 辣椒皮呑
구슬의 함만 사는 것과 같다네 明珠櫝買
월로(月露):월로지체(月露之體)로, 문체는 화려하나 내용은 공허한 시문을 가리
키는 말이다. 《隋書 李諤傳》
긍경(肯綮):뼈와 살이 접한 곳으로, 요점을 뜻한다. 긍(肯)은 뼈에 붙은 살을 가리
키고, 경(綮)은 뼈와 살이 이어진 곳을 가리킨다.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
에, 소를 잡는 포정(庖丁)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칼을 쓰는 기술이 워낙 뛰어나,
소의 뼈와 살이 서로 얽혀 있는 곳에 칼질을 하면서 한번도 칼이 걸린 적이 없었고,
또한 칼을 워낙 잘 써서 19년 동안에 걸쳐 수천 마리의 소를 잡고도 칼날이 마치
숫돌에 막 간 것처럼 멀끔했다는 말이 있다.
구슬의……같다네:매궤환주(買櫃還珠)라고도 한다. 상자만 사고 구슬은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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