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6 - 답문류편
P. 456
願聞讀書法。【曺鎔】
[답] 글자의 뜻[字義]을 통하지 못하면 구절의 뜻[句義]도 알 수 없
고, 구절의 뜻에 분명치 못하면 문장[章]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러므로 한 문장의 큰 뜻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자의(字義)를 따
라 연구해야 한다.-그 사이에도 구의(句義)에 통한 이후에야 비로소 자의가 통하
는 경우도 있다.- 자의를 먼저 대략 알았을지라도 모름지기 다시 사량하
여 지취(旨趣) 의 원위(源委)와 억양(抑揚)과 여탈(予奪)의 형세로
하여금 심목(心目) 사이에 요연케 한 이후에야 구의(句義)를 알 수
있다.
구의를 구절마다 연구하는 것은 또한 자의를 연구하는 것과 동일하
다. 구의가 이미 통하면 한 문장의 위아래 구절을 합하고 반복하여
그 주의(主意)가 어느 곳에 있는가를 살펴야 하니, 이것이 한 문장의
대의이다. 문장의 뜻을 이미 알았으면 또 모름지기 머리에서부터 세밀
히 보면서 나의 소견이 혹시 곁으로 들어갔는가, 혹 소탈한가를 전주
(傳註)에 참고해 보고 내 마음에 돌이켜 보아야 한다.
내 마음은 바로 영대(靈臺)이니, 돌이켜 증험해 보아서 진실로 얼음
이 녹고 풀리듯 하고, 흑백을 분별하듯, 평탄한 길을 가듯 할 수 있으면
참으로 안 것이다. 문장의 뜻을 이미 통하였으면 자의나 구의는 이미
‘고기를 얻은 뒤에 통발을 버리는 것[得魚忘筌]’ 에 속한다. 그러나
다. 노사의 문인으로, 진주에서 살았다.
지취(旨趣):어떤 일에 대한 깊은 맛 또는 그 일에 깃들여 있는 깊은 뜻을 말한다.
취지(趣旨).
고기를……것:《장자(莊子)》 〈외물(外物)〉에 “통발은 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니
456 답문류편 권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