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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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可曉之理? 但形而上, 比有形體之物, 差輕淸, 故非澄心淨慮,
有如水投石之患。 須自今日爲始, 經傳一言一句, 皆求其所言者何
事, 眼中的見而後已, 自然心路漸開, 方有商量處。
[문] 바야흐로 《대학(大學)》을 읽으며 몇 가지 논변을 썼는데, 이에
대한 비평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김유-
方讀《大學》有數條論辨, 乞賜批評。【金濡】
[답] 《대학(大學)》을 읽을 줄 아는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요 논한
바도 틀림이 없다. 다만 이 책은 글 뜻을 대략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
이 아니라, 항목을 따라 실지로 공부하여 경전의 글이 빈말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렵다.
만약 글 뜻만 강설할 뿐이라면 이른바 ‘글은 글대로 나는 나대로’ 인
것이니, 비록 모든 경(經)을 완전히 통달하여 한 자도 어긋나지 않는다
고 해도 자신의 분수에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가만히 생각한 바를
살피건대 시종 이런 병통이 있으니 바라건대 깊이 생각하여 빨리 반성
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知讀《大學》固善, 而所論亦無違錯。 但此非畧曉文義之爲難, 逐項
글은……나대로:이이(李珥)의 《격몽요결(擊蒙要訣)》 〈독서장(讀書章)〉에 “만약
입으로만 읽어서 마음으로 체득하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이
고 나는 나대로일 것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若口讀, 而心不體, 身不行,
則書自書我自我, 何益之有?]”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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