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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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격물치지는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교문-
格致當何如?【李敎文】
[답] ‘격치(格致)’ 두 자는 언뜻 보기에 비록 고원(高遠)한 것 같으
나 사실은 ‘반복해서 생각한다.[反覆思量]’라는 다른 말에 불과할 뿐
이다. 평생 동안 책 한 권을 읽지 않은 자도 반복해서 생각할 수 있
다면, 그 사람도 반드시 깨닫는 대목이 있을 것이요, 비록 천 권을
독파한 사람이라도 반복해서 생각할 줄 모른다면, 얻는 바가 전연
거칠고 지리멸렬하게 될 것이니 다투는 바[차이]가 다만 여기에 있
을 뿐이다.
格致二字, 乍看雖若高遠, 其實不過‘反覆思量’之異名耳。 平生不讀
一卷書者, 纔能反覆思量, 其人必有開悟處。 雖讀破千卷人, 不知
反覆思量, 則所得全然鹵莽, 所爭只在此耳。
[문] 일에 임하여 모름지기 의(義)의 소재를 찾아야 하는데, 조금이
라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저절로 도에 부합하는 것입니까?-김석귀-
臨事須審義之所在, 而無一毫用意爲之, 則自合於道耶?【金錫龜】
[답] 의(義)를 정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 사람들 중
에는 실로 정(情)에 따라 의를 세우고서 스스로 천하의 달도(達道)
를 행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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