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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默默向前而已。 不關傍人, 今君之說話, 何其張皇也。 此程夫子所
謂‘楊時也未釋然’, 難言難言。
[문] 허물이 있으면 마땅히 고치고 선을 보면 마땅히 옮겨 가야 하
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아침에 후회했다가 저녁에 이미 다시 그렇
게 하고 있습니다.-조상섭-
非不知過之當改善之當遷, 而朝悔而暮已復然云云。【趙相燮】
[답] 선덕(先德)에게 들어 보건대 인간 만사가 모두 여러 사람의 힘
을 빌려 처리할 수 있으나, 오직 분노를 징계하고 욕망을 막고 선으
로 옮기고 허물을 고치는 일들은 스스로 힘을 쓰지 않으면 해낼 수가
없다. 만약 아침에 후회했다가 저녁에 다시 그렇게 한다면 비록 성현
이 함께 있으면서 귀를 잡고 얼굴을 마주하며 일러 주어도 한바탕 부
질없는 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다.
대개 이 병통은 하나의 ‘지(志)’ 자가 성실하고 독실하지 못한 데에
있으니, 서초패왕이 비록 만인을 대적할 수 있으나 배를 침몰시키고
솥을 부숴 버리는 지기(志氣)가 없었다면 능히 거록(鉅鹿)의 공 을
허물이……것을:《심경부주(心經附注)》 권1 〈천선개과장(遷善改過章)〉에 “익괘
(益卦)의 상전(象傳)에 이르기를 ‘바람과 우레가 익(益)이니, 군자가 이것을 보고
서 선을 보면 선으로 옮겨 가고 허물이 있으면 고친다.’고 하였다.[益之象曰, 風雷
益, 君子以, 見善則遷, 有過則改.]”라고 하였다.
서초패왕이……버리는:《사기(史記)》 권7 〈항우본기(項羽本紀)〉에 “항우가 조
(趙)나라를 구원할 때, 배를 침몰시키고 솥을 부수며 막사를 불 지르고 3일간의
양식만 가지고 갔다.[項羽之救趙,沉船破釜甑,燒廬舍,持三日糧.]”라고 하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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