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6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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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경(敬)으로써 해야 하고, 진학(進學)은 치지(致知)하는 데

             달려 있으니,  두 가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새의 두 날개와 같

             다.” 라고 했습니다. 함양과 치지는 두 가지 공부인데, 같이 닦고 함
             께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새의 두 날개와 같
             다고 했습니다. 두 가지는 그 중 한 가지만 폐하더라도 학문이 아니

             기 때문에 뒤이어 말하기를 “그중 하나를 폐하면 가거나 날 수 없다.”
             라고 했으니, 함양으로 한 가지 일을 삼고 경으로 한 가지 일을 삼아

             서 두 바퀴 두 날개를 해당시킨 것이 아닙니다.

               무릇 함양을 하려면 모름지기 경으로써 해야 한다는 것은 마치 바퀴
             를 만들려면 모름지기 나무를 써야 한다는 말과 같으니, 본래 두 가지

             물건이 아닌데, 어찌 두 바퀴 두 날개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다

             면 평오(平塢)가 함양과 경을 바퀴와 날개로 본 것은 아마도 주자의
             말뜻을 잘못 본 듯합니다. 오장(吾丈)이 말씀하시길 “노형[노사]이 선

             유(先儒)의 함양과 경에 용공(用工)하는 것을 보고 제(弟, 이윤성)가
             억지로 인증하는가 의심하여 다만 자신의 말이 근본이 있다는 것만

             밝히고, 평오가 말한 함양과 경의 말은 그렇지 않다고는 하지 않았습니




                함양(涵養)은……있으니:정자(程子)가 “함양에는 모름지기 경으로써 해야 하고
                진학은 치지하는 데 달려 있다.[涵養須用敬, 進學在致知.]”라고 한 구절은 《성리대
                전(性理大全)》 권46과 《주자어류(朱子語類)》 권95 〈정자지서(程子之書)1〉에 수
                록되어 있다. 인용된 이천(伊川)의 말은 《근사록(近思錄)》 권2 〈위학류(爲學類)〉
                에도 나온다.
                두 가지는……같다:《주자대전(朱子大全)》 권63 〈답손경보(答孫敬甫)〉에 “정 부
                자가 말하기를 ‘함양은 반드시 경으로 하고, 학문에 나아감은 치지에 달려 있다.’라고
                하였으니, 이 두 마디 말은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새의 두 날개와 같아서,
                그중 하나를 폐하고서는 가거나 날 수 없다.[故程夫子之言曰, 涵養必以敬, 而進學則
                在致知, 此兩言者, 如車兩輪, 如鳥兩翼, 未有廢其一而可行可飛者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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