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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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심(心)을 크고 넓게 가지려 하면 해이해지기 쉽고, 장엄하게
하려고 하면 좁아지기 쉽습니다. 대저 뜻을 두고 해 보려면 어려우
니, 모름지기 기상(氣象)에서 체인(體認)하여 얻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정의림-
心欲弘廣則易解弛, 欲莊矜則易狹隘。 大抵著意爲之則難, 須於氣
象上體認得之何如?【鄭義林】
[답] 이곳은 다만 손진인(孫眞人) 의 ‘담(膽)은 커야 하고 심(心)
은 작게 가져라.’ 라는 한 구절로 보자면, 곧 저절로 진실되고 분명
하다. 그러나 기상(氣象)이라는 말은 근거 없는 말인 것 같다.
此處但以孫眞人 ‘膽欲大心欲小’一句看之, 便自眞的。 氣象之云,
恐沒把捉。
[문] 형체라는 것은 천리(天理)를 담아 싣고 있는 것이고, 언어라는
것은 천리를 발출(發出)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용모는 반드시 바르
손진인(孫眞人):당(唐)나라의 명의(名醫) 손사막(孫思邈)이다. 의학의 연구에
잠심하였고 병자의 치료에 낮과 밤, 추위와 더위를 가리지 않았으며, 경사(經史)
와 백가(百家)에 두루 밝았다고 한다. 고대의 의방(醫方)을 232문(門)에 나누어
5,300개를 수록한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을 지었는데, 줄여서 《천금요
방》이라고도 한다.
담(膽)은……가져라:《구당서(舊唐書)》 권191 〈손사막열전(孫思邈列傳)〉에 “손
사막이 말하기를 ‘담은 커야 하되 마음은 작게 가져라. 지혜는 원만하게 하되 행동
은 방정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孫思邈曰, 膽欲大而心欲小, 知欲圓而行欲方.]”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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