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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게 됩니다. 그러나 밖의 사특함이 오면 제어하고자 해도 할 수가

                 없으니, 비유하자면 구적(寇賊)을 막음과 같아서, 동쪽에서 몰아내
                 면 서쪽에서 들어와 종일토록 헛수고만 하니, 장차 어떻게 해야 밖을

                 제어하고 안을 편히 하여 존양(存養)의 공부에 순치(馴致) 할 수 있
                 겠습니까?-정면규-



                 心之出入無迹, 莫可操存。 程子曰, “涵養須用敬”, 蓋衆人亦或有不

                 待安排, 而偶然回純底時節, 因此涵養, 存而不失, 固爲切要工夫,

                 而衆人此時節,  不過瞥眼頃,  雖欲存養,  已無及矣。 必須如程子所
                 謂 ‘制之於外, 以安其內’, 方有下手處。 然外邪之來, 欲制不得, 譬

                 如禦寇,  東驅西入,  終日勞攘,  將如何可以制外安內而馴致乎存養

                 工夫耶?【鄭冕圭】



                 [답]  ‘우연히 순수함으로 돌아올 때가 있으니 이로 인하여 함양한
                 다.’라는 이 한 구절은 매우 좋다. ‘밖을 제어하고 안을 편하게 한다.’

                 라는 것도 곁에서 돕는 묘방(妙方)이다. ‘동쪽에서 몰아내면 서쪽으
                 로 들어온다.’라는 병통 같은 것은 궁리격물이 지극하지 못함에 병의

                 뿌리를 뽑아내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모름지기 일념(一

                 念)이 일어난 곳에서 그 시비를 분별하여 곧바로 원두(源頭)에 이르
                 고, 묘맥(苗脈, 단서)을 안에 머물러 두지 않아야만 사특한 생각이 오




                     순치(馴致):점차로 진행하여 극성한 데에 이르게 된다는 말로, 《주역(周易)》
                     〈곤괘(坤卦)〉 상(象)에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곧 이르게 됨은 음이 비로소
                     얼기 시작함이니, 그 도를 순조로이 점차로 익히어 가서 단단한 얼음에 이르는
                     것이다.[履霜堅氷, 陰始凝也, 馴致其道, 至堅氷也.]”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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