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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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사무사(思無邪) 란 말은 진실로 자질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서중거(徐仲車) 가 ‘머리 모양을 바르게 하라.’ 라는 말을 한번 듣
             고 사심(邪心)이 없게 되었다고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힘이 적게

             든 것이 아니겠는가? 오직 그 자질이 편박하고 또 구습에 얽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바로잡으려면 어찌 다

             른 방법이 있겠는가? ‘남이 한 번 할 때 나는 백 번 하고 남이 열 번

             할 때에 나는 천 번 한다.’ 라는 것에 불과하니, 죽기를 각오하고 앞




                 사무사(思無邪):마음속에 간사한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논어》 〈위정(爲政)〉
                에서 공자가 “《시경(詩經)》에 나오는 삼백여 편의 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무
                사라고 할 수 있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라고 하였다.
                 서중거(徐仲車):송나라 때 산양(山陽) 사람 서적(徐積, 1028~1103)을 말한다.
                중거는 그의 자이다. 안정(安定) 호원(胡瑗, 993~1059)에게 수학하였다. 침잠하
                고 행실에 힘썼으며, 벼슬을 구하지 않았다. 학문은 지성(至誠)을 근본으로 삼았
                고, 어머니를 지극한 효도로 섬겼다. 정화(政和) 중에 시호를 내려 절효처사(節孝
                處士)라 하였다. 저서로는 《절효어록(節孝語錄)》과 《절효집(節孝集)》이 있다.
                주희는 《소학(小學)》에서 “절효 서 선생이 학자들에게 훈계하기를[節孝徐先生訓
                學者曰]”이라고 하여 선생이라 호칭하였다.
                 머리……하라:《소학》 권6 〈선행(善行)〉에 나온다. “서적 중거가 처음에 안정
                호 선생에게 배웠는데, 마음을 침잠하고 힘써 행하여 더 이상 벼슬에 나아가려
                하지 않았으며, 그의 학문은 지성을 근본으로 삼아 지극한 효성으로 모친을 섬겼
                다. 스스로 말하기를 ‘처음 안정 선생을 뵙고 물러나올 때에 머리 모양이 조금
                기울었는데, 선생이 갑자기 큰 소리로 머리 모양을 바르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다만 머리 모양을 바르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바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로부터 감히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았다.’라고 하였다.[徐積仲
                車, 初從安定胡先生學, 潛心力行, 不復仕進. 其學以至誠爲本, 事母至孝. 自言, 初
                見安定先生, 退頭容少偏, 安定忽厲聲云, 頭容直, 某因自思, 不獨頭容直, 心亦要直
                也. 自此不敢有邪心.]”
                 남이……한다:《중용장구(中庸章句)》에 이르기를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여야 한다.[人一能之, 己百
                之, 人十能之, 己千之.]”라고 하였다.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힘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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