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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문류편 범례 答問類編 凡例
우리 노사 선생은 도를 온축(蘊蓄)하고 빛을 감추셨으며, 저술을 자
임하지 않아 평소 도(道)를 논하신 글들이 많지 않다. 친구와 문인들
의 의문으로 인하여 수답(手答)하신 내용이 제자(諸子)들의 건연(巾
衍) 에 산재되어 있으니, 실로 이른바 자하(子夏)가 들은 것을 자유
(子游)가 들을 수 없었던 것과 같다. 이에 모두 취하고 종류별로 편
집하여 《답문류편(答問類編)》이라 명명하고 강습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으니, 대개 회통하여 고증과 열독을 편리하게 하기 위함이다.
一、我蘆沙先生蘊道晦光, 不以述作自居, 其平日論道文字, 皆僅
僅耳。 因知舊門人之所疑問而手答之者, 散在諸子巾衍之中, 實有
건연(巾衍):두건(頭巾)이나 서권(書卷) 등을 넣어 두는 작은 상자이다. ‘건상(巾
箱)’ 또는 ‘건사(巾笥)’와 같다.
자하(子夏)가……같다:《논어(論語)》 〈자장(子張)〉 편에 “자하의 문인이 벗을 사
귀는 것에 대해 자장에게 물었다. 자장이 말하기를 ‘자하는 무어라고 하더냐?’ 대답하
여 말하기를 ‘자하께서는 「좋은 사람과는 사귀고 좋지 못한 사람은 거절하라.」라고
했습니다.’ 자장이 말하기를 ‘내가 들은 것과 다르구나. 군자는 어진 이를 존경하고
뭇사람을 포용하며, 착한 사람을 칭찬하고 무능한 사람을 불쌍히 여긴다. 내가 크게
어질다면 남들에게 용납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느냐? 내가 어질지 못하다면 남들이
장차 나를 거절할 것이니, 어찌 남을 거절할 수 있겠느냐? 하였다.’[子夏之門人問交
於子張. 子張曰 子夏云何. 對曰 子夏曰 可者與之, 其不可者拒之. 子張曰 異乎吾所
聞. 君子尊賢而容衆, 嘉善而矜不能. 我之大賢, 與於人, 何所不容. 我之不賢, 與人將
拒我, 如之何其拒人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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