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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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실사이다. 이렇게 할 줄을 모르고 입만 열면 반드시 등
촉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빈껍데기만 말하고 있는 것이니, 성현이 어
찌 이렇게 했겠는가?
무릇 성현의 말씀 중에 조존(操存)과 궁격(窮格) 등에 속한 것은
모두 기름을 첨가하라는 말을 한 것과 같고, 성찰(省察)과 극치(克治)
등에 속한 것은 모두 불똥을 제거하라는 말을 한 것과 같으니, 그 천언
만어가 한마디도 마음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신 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心以宰物爲職, 如燈燭以照物爲功。 今有一把燈燭, 中微則當言添
油, 當言去燼, 此乃實事。 不知出此, 而開口必曰燈燭, 則虛殼而
已, 聖賢豈爲是哉? 凡聖訓之屬於操存竆格邊者, 皆添油上事, 屬
於省察克治邊者, 皆去燼上事, 可知千言萬語, 無一語不是說心。
[문] 일(一)을 주장할 때 뜻을 두면 착란해지고, 뜻이 없으면 경
(敬)이 폐해지니, 뜻이 있고 없는 사이에는 무엇을 주로 삼아야 합니
까?-정의림-
主一時有意則錯, 無意則廢, 其於有意無意之間, 何以爲主?【鄭義
林】
[답] 일념이라도 감히 소홀하지 않음을 마치 옥기를 손에 쥔 것처럼
하고 가득 찬 물건을 받들고 가는 것처럼 해야 한다. 이것을 생각
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은 일찍이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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