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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문하는 여가에 시문(時文)을 겸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

                 니다. 어떻습니까?-조상섭-



                 學問之餘, 兼治時文云云。【趙相燮】



                 [답]  심술(心術)을 해치는 것으로는 시문(時文)만 한 것이 없다. 교

                 언(巧言)은 좌구명(左丘明) 도 부끄럽게 여겼는데, 시문을 공부하는
                 선비가 날로 익히는 것이 교언이다. 선유(先儒)가 겸치(兼治)하려 했

                 던 것이 어찌 하고 싶어서 했겠는가? 어쩔 수 없어서 한 것이다.



                 害於心術者,  莫如時文。 巧言左丘明恥之,  而時文之士,  日所習者
                 巧言。 先儒之欲兼治者, 豈其所欲哉? 不得已也。




                 [문]  문호가 쇠약해지니 어모(禦侮) 의 뜻이 없을 수 없습니다. 어

                 떻습니까?-정의림-







                    조상섭(趙相燮):조영만(趙泳萬, 1847~1923)을 말한다. 자는 화일(和一), 호는
                    소산(小山)·동사(東沙), 본관은 옥천(玉川)이다. 아버지는 창희(昌憙)이며, 어머
                    니는 함안인 조정일(趙廷一)의 딸로, 곡성군 동산리에서 살았다. 기정진의 문인이
                    고, 유집에 《총계집(叢桂集)》 6권 2책이 있다.
                    좌구명(左丘明):춘추 시대, 노(魯)의 태사(太史)로 공자에게 배웠다. 《춘추좌씨
                    전(春秋左氏傳)》과 《국어(國語)》의 저자라고 전해진다.
                    어모(禦侮):외부로부터 모욕을 막아내는 것을 말한다. 《시경(詩經)》 〈대아(大
                    雅)〉 ‘면(綿)’에 “나는 ‘다른 나라의 업신여김을 막아 주는 자가 있다.’라고 말하노
                    라.[予曰有禦侮]”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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