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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일로 점차 도와 나가면, 자연히 점차로 효과를 볼 것입니다. 이것

                 이 옛날부터 선철들이 사람을 가르치던 대법(大法)이니, 한 사람의
                 약이 되는 것에 그칠 뿐이 아닙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積年舊習,  譬如油垢之著衣,  欲倉卒淨盡,  則勢所不行。 故欲速之

                 意勝,  則懈怠之心,  必從傍而生。 ‘其進銳者,  其退速’,  正謂此也。
                 望須以‘悠久’二字, 立著根基, 而以竆格操存兩事, 漸次夾補之, 自

                 然漸見功效。 此是從上先哲敎人大法, 非止爲一人之藥也。 試留意

                 焉。



                 [문]  책을 대하면 문득 속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싹트는데, 어떻게

                 하면 이 병을 고칠 수 있겠습니까?-조의곤-



                 對冊便萌欲速之心, 如何可醫此病?【曺毅坤】



                 [답]  ‘책을 대하면 문득 속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싹튼다.’고 하는데,
                 이것은 공부하는 과정(課程)을 세우지 못하고, 폐하기를 항상 많이

                 한 탓이다. 완연히 내가 일찍이 겪었던 것이니, 지금도 생각을 하면


                 부끄러워진다. ‘물망물조(勿忘勿助)’ 라는 4글자가 이 병에 맞는 약


                    조의곤(曺毅坤):1832~1893. 자는 사홍(士弘), 호는 동오(東塢), 본관은 창녕(昌
                    寧)이다. 아버지는 현위(炫瑋)이고, 어머니는 죽산인 안광영(安光暎)의 딸로, 검암
                    리[고창군 고창읍 월암리]에서 태어났다. 1847년(헌종13) 16세 때 노사 기정진의
                    문하에 들어가 수학하였다. 그 후 30여 년을 선생을 모시고 공부하면서 스승의 오묘
                    한 학문의 심법을 전수하였다. 장성 고산서원(高山書院)에 배향되었다. 유집으로
                    《동오유고(東塢遺稿)》 6권 2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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