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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已知而益竆之]” 라고 했고, 또 “힘써 아는 바를 행하면 생각이 반을
넘는다.[思過半矣] ”라고 말했으니, 이것이 모두 나에게 있을 따름이
다. 부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자와 증자가 뒤와 앞에 계시니, 사우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원컨대 족하는 힘쓰고 게으르지 말지어다.
‘빈궁함이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은 진실로 그러기도 하다.
그러나 그 도리는 비어 있는 데가 없는 것이니, 가난한 처지에 있으면
가난한 대로 처신할 수 있어 스스로 그 도가 있는 것이다. 만약 빈궁
에 의해 뜻을 빼앗기게 된다면, 어찌 부귀에 의해서는 음란해지지 않겠
는가? 이 또한 나의 뜻이 서 있느냐 못 했느냐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僻地少師友之益, 此固難免。 雖然竊嘗聞之, 人莫不有此心, 心莫不
具此理。 從上聖賢敎人爲學, 皆欲人推尋自家方寸原有底物, 非從外
貿販也。 故曰 “因其已知而益竆之” 又曰 “力行所知, 思過半矣。” 此
皆在我而已。 夫子在座, 顔曾後先, 師友非不足也。 願足下勉旃無
이미……궁구한다:《대학장구(大學章句)》 〈보망장(補亡章)〉에 나온다.
생각이 반을 넘는다:《주역》 〈계사전 하〉에 “지혜로운 사람은 단사(彖辭)만 보면
생각이 반은 지날 것이다.[知者觀其彖辭, 則思過半矣]”라는 말이 있다. 단사만 보고
서도 하나의 괘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절반은 알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
말이다.
가난한……있어:《중용장구(中庸章句)》 제14장에 “군자는 현재 처한 위치에 알맞
게 행동할 뿐이요, 그 이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현재 부귀하면 부귀한 처지에
알맞게 행동하고, 현재 빈천하면 빈천한 처지에 알맞게 행동하며, 현재 이적의 가운
데에 있으면 이적의 상황에 알맞게 처신하고, 현재 환난 속에 있으면 환난의 상황에
알맞게 처신한다. 따라서 군자는 어느 때 어느 곳에 있든 간에 자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다.[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
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라는 말이 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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