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4 - 답문류편
P. 364
懈。 貧竆之妨於讀書, 固亦有之。 然而道理無空闕處, 素貧行貧,
自有其道。 若爲貧竆所奪, 則獨不爲富貴所淫耶? 此亦在吾志之立
不立如何耳。
[문] 옛 습관을 고치는 것에 대해 묻습니다.-이우춘-
革舊習云云。【李遇春】
[답] 오래된 옛 습관은 비유컨대 옷에 묻은 기름때와 같아서 창졸간
에 깨끗이 없애고자 한다면 형세가 그리되지를 않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속히 하려는 뜻이 이기면 게으른 마음이 반드시 곁에서 생기는
것이니, ‘그 나아감이 날카로운 자는 그 물러남이 신속하다.’ 는 것이
진정 이를 말한 것입니다. 바라건대 ‘유구(悠久)’ 라는 두 글자로서
근본을 세우고, 궁격(竆格, 궁리격물)과 조존(操存, 조심존양)의 두 가
이우춘(李遇春):1818~?. 자는 능백(能白), 호는 수산(水山), 본관은 연안(延
安)이다. 노사의 문인으로, 고창에서 살았다.
그 나아감이……신속하다:《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나온 말이다. 이에
대해 주희(朱熹)는 주석에서 “나아가기를 빨리하는 자는 마음을 너무 지나치게 써서
기운이 쉽게 쇠잔해진다. 그러므로 물러남이 빠른 것이다.”라고 하였다.
유구(悠久):오래감을 말한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6장에 “그러므로 지성
(至誠)은 쉼이 없으니, 쉬지 않으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징험이 나타난다. 징험이
나타나면 유원(悠遠)해지고, 유원하면 박후(博厚)해지고, 박후하면 고명(高明)해
진다. 박후는 만물을 싣는 것이요, 고명은 만물을 덮는 것이요, 유구는 만물을 이루
어 주는 것이다. 박후는 땅에 짝하고, 고명은 하늘에 짝하며, 유구는 다함이 없다.
[故至誠無息, 不息則久, 久則徵, 徵則悠遠, 悠遠則博厚, 博厚則高明. 博厚, 所以載
物也. 高明, 所以覆物也. 悠久, 所以成物也. 博厚配地, 高明配天, 悠久無疆.]”라고
하였다.
364 답문류편 권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