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1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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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따름이다. 이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바른길이 되고, 이로 말미암아
들어가지 않으면 사설(邪說)이 된다. 내가 매양 이 뜻으로 사람들에
게 말하지만 듣는 사람들이 보통으로 들어 버리는데, 이제 그대의 말
을 들으니, 사람을 툭 트이게 한다.
前後所論, 皆與迂左之見符會, 而‘務求其是而決去其非, 疾惡必深
而遷善必力’云者, 尤是學問宗旨。 學者學此而已, 敎者敎此而已。
由此而入則爲正路, 不由此而入則爲邪說。 鄙人每以此意擧似於
人, 而聽者皆尋常聽之, 今見君言, 令人豁然。
[문] 원컨대 훈계(訓誡)가 될 만한 한 말씀을 내려 주십시오.-김유-
願賜一言訓誡云云。【金濡】
[답] 훈계를 말한 것은 공이 지금 《중용(中庸)》을 읽고 있으니, 어
찌 이를 놔두고 다른 데서 구하겠는가? 나의 생각으로는 ‘성(誠)’이
란 한 글자가 진실로 두뇌가 되는 것이요, 그 키를 운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오로지 ‘용(勇)’ 자에 힘입을 것이니, 모름지기 이 두
글자에서 맹렬히 정신을 붙이길 바란다.
우선 본문에서 성(誠)을 말하고 용(勇)을 말한 데를 가지고, 그 뜻이
가슴속에서 명료해지게 한 뒤에 곧 돌이켜 자목(自牧) 하여 경훈(經
자목(自牧):스스로를 다스린다는 뜻이다. 《주역(周易)》 〈겸괘(謙卦)〉 초육(初
六)의 상(象)에 “겸손한 군자는 몸을 낮추어 덕행으로 자신을 다스린다.[謙謙君子,
卑以自牧也]”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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