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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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렇게도 많음을 보았는데, 귀에 들어오고 눈에 부딪치는 것이 뜻과
같지 않은 것이 십에 팔구가 되었으니, 이것이 나의 힘으로는 억지로
나와 같게 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비로소 반성을 하며
스스로 놀라고 전일에 남을 내 뜻대로 하고자 했던 것이 망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을 겪어 오고 겪어 가면서, 나의 몸도 전날의 혼백이 아니고,
칠정도 모두 담담해져서 이로부터 천하에 다시는 화를 낼 만한 일이
없어졌습니다. 저는 감히 알지 못하겠으니, 아이 때는 성정이 바름을
얻었다가 지금은 완전히 잃어버린 것인지요? 아니면 전에는 완전히
어리석고 망녕되었는데 후에 조금 지각이 생긴 것인지요? 반드시 이것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총괄해서 말하자면, 성기(性氣)가 이전보다 변
해진 것은 타산의 힘입니다.
‘躁怒爲病’, 前此亦嘗下布, 今又提起, 性偏處難克, 若是耶? ‘克己
可以治怒’, 此一藥也。 ‘若知如此是病, 便是不如此是藥’, 此一藥也。
凡此藥方文, 老兄非不知之, 則想已屢試不一試。 然而不能奏效,
則淺陋者奈公何? 以淺見思之, 兄之此病彌留, 非持養邊有滲漏,
乃是人情物理, 打筭有所未爛。 請姑以鄙人曾經言之, 正鎭也性本
褊狹, 兒時同伴少不如意, 輒敢捽髮批頰。 不惟此也, 怒生時, 輒
目不視物。 十四易丱以弁, 始出遊聘家及族人家, 始見戴髮含齒,
若是繁夥, 入耳觸目, 不如意者, 十常八九, 此非吾力之所可強之
고 머리털 나고 이빨을 갖추었으며 꼿꼿이 걸어가는 것을 사람이라 한다.[有七尺之
骸, 手足之異, 戴髮含齒, 倚而趣者謂之人.]”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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