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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렇게도 많음을 보았는데, 귀에 들어오고 눈에 부딪치는 것이 뜻과

                 같지 않은 것이 십에 팔구가 되었으니, 이것이 나의 힘으로는 억지로
                 나와 같게 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비로소 반성을 하며

                 스스로 놀라고 전일에 남을 내 뜻대로 하고자 했던 것이 망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을 겪어 오고 겪어 가면서, 나의 몸도 전날의 혼백이 아니고,
                 칠정도 모두 담담해져서 이로부터 천하에 다시는 화를 낼 만한 일이

                 없어졌습니다. 저는 감히 알지 못하겠으니, 아이 때는 성정이 바름을

                 얻었다가 지금은 완전히 잃어버린 것인지요? 아니면 전에는 완전히
                 어리석고 망녕되었는데 후에 조금 지각이 생긴 것인지요? 반드시 이것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총괄해서 말하자면, 성기(性氣)가 이전보다 변

                 해진 것은 타산의 힘입니다.



                 ‘躁怒爲病’, 前此亦嘗下布, 今又提起, 性偏處難克, 若是耶? ‘克己
                 可以治怒’, 此一藥也。 ‘若知如此是病, 便是不如此是藥’, 此一藥也。

                 凡此藥方文,  老兄非不知之,  則想已屢試不一試。  然而不能奏效,
                 則淺陋者奈公何?  以淺見思之,  兄之此病彌留,  非持養邊有滲漏,

                 乃是人情物理, 打筭有所未爛。 請姑以鄙人曾經言之, 正鎭也性本

                 褊狹,  兒時同伴少不如意,  輒敢捽髮批頰。 不惟此也,  怒生時,  輒
                 目不視物。  十四易丱以弁,  始出遊聘家及族人家,  始見戴髮含齒,

                 若是繁夥,  入耳觸目,  不如意者,  十常八九,  此非吾力之所可強之





                    고 머리털 나고 이빨을 갖추었으며 꼿꼿이 걸어가는 것을 사람이라 한다.[有七尺之
                    骸, 手足之異, 戴髮含齒, 倚而趣者謂之人.]”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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