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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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돌리는데, 내 생각으로는 병근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허물을 심(心)에 돌리는 데 있으니, 바로 이것이 병근이다. 대저 심
             (心)은 활물(活物)이라 잡을 수도 구속할 수도 없다. 다만 이 심(心)

             을 오래도록 의리 속에서 노닐게 할 수 있다면, 이것이 곧 구방심(求
             放心)이다. 그냥 우두커니 쓰이지 않는 지각을 수습하여 배 속에 묶

             어 둔 것을 구방심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 생각에 그대의 병근은 방심(放心)을 수습하지 못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 향함이 진실하지 못함에 있다. 의리는 맛이

             없고 습속(習俗)의 생각은 늘 한편에 머물러 있으니, 자연히 심령(心
             靈)이 매달아 놓은 깃발처럼 흔들리게 되어 끝없이 좋지 않은 광경이

             야기되는 것이다.



             以身病之身字,  推上一層,  歸咎於心,  吾意病根不在遠,  只此歸咎

             於心, 便是病根。 蓋心是活物, 非可把捉, 非可拘束。 但得此心長
             游於義理之中, 則此便是求放心。 非謂收兀然不用之知覺,  束在腔

             子內,  而謂之求放心也。 故吾意君之病根,  不在放心未收,  在於向
             善未實。 義理無味,  習俗之慮,  長留在一邊,  自然使心靈搖搖如懸

             旌, 惹起無限不好光景。



             [문]  강(剛)으로 말하자면 과감히 결단하거나 지킬 수 없어서 조동

             (躁動, 조급하게 발동하는 것)·분려(忿厲, 분노)·규각(圭角, 곧고 모난 것)

             의 치우침을 면할 수 없고, 유(柔)로 말하자면 관유(寬裕, 너그러움)·
             화후(和厚,  온화하고 돈후함)할 수 없어서 나연(懦軟,  나약함)·희희(戱

             嬉, 장난치며 즐김)·부침(浮沈, 상황에 따라 변함)의 병폐에 빠지게 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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