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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하는 공부가 크고, 창을 휘두르는 사업은 낮다[隱几工夫大, 揮

                 戈事業卑]’ 는 것이다. 만약 싫어하는 뜻을 내서 다만 평탄한 길이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면, 세상에 그런 이치는 없는 것이다.



                 對病之藥, 恐當於來書中求之。 蓋所謂氣習也科目也計活也, 夫孰非

                 病我者, 而纔覺其病我, 則病我者便是恩我者也。 人情莫不逢坦而弛
                 遇險而戒。 氣習內險也, 覺得時必不與之俱 矣。 科目計活外險也,

                 覺得時必能尋箇是處矣。 此所謂‘隱几工夫大, 揮戈事業卑’者。 若生

                 厭惡之意, 但恨坦地之不現於我前, 則世無其理矣。



                 [문]  병에 가장 큰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안달삼-



                 病最有三云云。【安達三】



                 [답]  몸의 병을 빌려 비유한 것이 참으로 좋다. 이것은 모두 보통

                 사람들의 공통된 병이니, 사상채(謝上蔡)가 보아낸 긍(矜) 자의 죄과

                 (罪過)와는 같지 않다.  이 병을 고치려면 또한 마땅히 보통 사람이


                    궤에……낮다:송(宋)나라 소옹(邵雍)의 《이천격양집(伊川擊壤集)》 〈천도음(天
                    道吟)〉의 시에 나온 내용이다.
                    사상채(謝上蔡)가……않다:사상채는 사양좌(謝良佐)를 말하고, 긍 자는 자랑하
                    고 과시하는 것을 뜻한다. 그가 헤어진 지 1년 만에 스승인 정이(程頤)를 찾아가자,
                    정이가 그동안 무슨 공부를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그가 “다만 긍 자를 없애려고
                    했다.[只去得箇矜字]”라고 대답하였는데, 그 이유를 묻자 “병통이 모두 이 속에 들
                    어 있는 만큼, 이 죄과를 굴복시키면 바야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病
                    痛盡在這裏 若按伏得這箇罪過 方有向進處]”라고 대답한 내용이 《심경부주(心經附
                    註)》 권1 〈천선개과장(遷善改過章)〉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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