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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入, 更無他事。 所謂治心者, 卓然自立於善, 而不以絲毫不善參於
其間之謂也。 竊味來書之意, 常疑人事下學之外, 別有虛靜明妙之
界, 此恐不是小病。 奉勸左右, 姑且倚閣此段妄想, 專以剖判善惡
爲心, 極其精極其密, 至於守之而安, 則所謂虛靜明妙, 亦可不離
此而得之矣。 此乃邪正蹊徑, 生死路頭, 勿以老耄而忽其言如何?
[문] 기습(氣習)의 비루함과 과목(科目, 과거 공부)의 해로움, 그리고
계활(計活, 살림)의 궁색함이 항상 저의 병통이 되어 평탄한 땅을 볼
수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이돈형-
氣習之陋, 科目之害, 計活之窮, 恒爲吾病, 未見坦地云云。【李敦亨】
[답] 병에 대한 약은 아마도 보내온 편지 속에서 찾을 수가 있을 것
같다. 대개 이른바 기습(氣習)이니 과목(科目)이니 계활(計活)이니
하는 것은 대저 어느 것이 나에게 병이 되지 않겠는가마는, 그것이
나에게 병이 된 줄을 알게 되면, 나를 병 되게 한 것이 바로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된다.
인정(人情)은 평탄함을 만나면 해이해지고, 험난함을 만나면 경계
를 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기습은 내험(內險)이니, 자각했을 때
반드시 그것에 끌려가지 않게 되고, 과목과 계활은 외험(外險)이니,
자각했을 때 반드시 옳은 곳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궤(几)에
이돈형(李敦亨):1817~?. 자는 하경(夏卿), 호는 역와(櫟窩), 본관은 함평(咸
平)이다. 노사의 문인으로 함평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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