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伏念眷念之隆提撕之至, 非不久且專也, 而迄不能效寸功。 雖知朽
                 木非時雨之所能化, 漏巵非長河之所能實, 而從事於斯, 勉勉不舍,

                 則其將賴天之靈,  毫積銖累,  得使他日之日異於今日之日者,  夙宵

                 區區之念也。 已近住蓮齋, 來者難拒, 滿室伊吾。 一箇身心, 頗無
                 寧靜時節, 不知將何以措置也。【蘇弼基】



                 [답]  오우(吾友)의 나이가 많지 않다고 할 수가 없는데, 남들은 공

                 부를 하다가 이 나이가 되면 중도 폐지하지 않는 자가 적습니다. 하

                 지만 오우는 홀로 외로운 군사가 적진을 향하여 나아가기만 하고 돌

                 아서지 않는 지기(志氣)가 있으니,  다만 이 하나의 ‘기(氣)’ 자는 금
                 석의 견고한 것을 막론하고 모두 뚫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하물며 내가 찾고 구하는 바가 스스로 한 줄기의 노맥(路脈)이 있음
                 에랴. 구멍도 없는 금석에 비할 바가 아니니, 다만 이로부터 힘쓴다면

                 이룸이 없을까를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벗이 찾아오는 즐거움이 혹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이 점이


                 염려가 됩니다. 그러나 일모(一毛)를 뽑는 일도 하지 않는 것 은 우리
                 유가(儒家)에는 이런 법문(法門)이 없으니, 또한 이를 어찌하겠습니까?



                    州)이다. 아버지는 진사 진황(鎭璜)으로, 담양(潭陽)에서 거주하였다. 노사의 문인
                    이다.
                    외로운……있으니:《주자대전(朱子大全)》 권50 〈답주순필(答周舜弼)〉에 “극기에
                    는 또한 별다른 교묘한 방법이 없다. 비유하자면 외로운 군사가 갑자기 강한 적군을
                    만나면 다만 힘을 다해 죽기를 각오하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克己亦別無巧法,
                    譬如孤軍猝遇强敵, 只得盡力舍死向前而已.]”라고 하였다.
                    일모(一毛)를……것:《맹자》 〈진심 상(盡心上)〉에서 맹자가 양주(楊朱)를 비판
                    하여 말하기를 “자신의 터럭 하나를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拔一毛而利天下 不爲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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