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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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가장 먼저 맹렬하게 살펴야 할 곳입니다.
問學之各有所偏, 誠如盛喩。 而以愚所聞, 路脈之差不差, 蓋不至
此而始決也。 古之學者, 以忠信爲本而學以成之, 故曰理曰事, 得
寸得尺, 罔非切己之實事。 後世之人, 雖竆格踐履, 事事皆做, 而
其眞切築底處, 成就一箇私意而已矣。 此有志於向上者, 所當最初
猛省處。
[문] 감히 극기(克己)의 방도를 묻습니다.-박영수-
敢問克己之方。【朴塋壽】
[답] 이 일은 자못 강토를 회복하는 일과 같습니다. 매우 큰 금구(金
甌) 를 단 한번의 싸움으로 깨끗이 쓸어버릴 수가 없으니, 오직 그
목과 등과 허리와 척추가 있는 바를 살펴서 먼저 힘을 다해야 합니
다. 그런 후에야 바야흐로 의거하고 확충할 바가 있어서 그 나머지에
미칠 수 있습니다.
선각자가 말하기를 “배우는 자는 반드시 요점을 아는 것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라고 했고, 또 말하기를 “극기(克己)는 모름지기 자신의
거둔 뒤에야 자연히 위를 찾아간다는 것 또한 이 뜻이다.[收其放心然後, 自能尋向上
去, 亦此意也.]”라고 하였다.
금구(金甌):원래 금으로 만든 작은 사발(술잔)로 결함이 없는 것을 비유한 말인
데, 후에 견고한 강토(疆土), 곧 국토나 영토(領土)를 의미하게 되었다. 《통감절요
(通鑑節要)》 권32에서 양(梁) 무제(武帝)가 “우리나라는 금구와 같아서 한 곳도
흠난 곳이 없다.[我國家如金甌, 無一傷缺.]”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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