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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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려고 한 줄을 알면서도 또한 상(象)이 근심하면 역시 근심하고
상(象)이 기뻐하면 역시 기뻐하였다. 국조(國祚)의 장단(長短)에는
자고로 명수(命數)가 있으니, 인군(人君) 된 자가 어찌 급급하게 다
스리는 방도를 구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하지만 우(禹)와 직(稷)은
굶주린 자와 물에 빠진 자를 구하느라 자기 집 문을 지나면서도 들어
가지 않았다. 굶주리고 물에 빠져서 죽은 자에게 스스로 운명이 있
음을 알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또한 도리어 구원하기를 이와 같이
서둘렀으니, 몇 사람의 일이 무슨 연고로 이와 같았던가? 모름지기
도(道)를 병행하면서도 서로 어긋나지 않은 점을 잘 헤아리는 것이
옳을 것이다.’ 라고 했는데, 성인이 이미 천명(天命)이 있음을 알고
서도 또한 이와 같이 행하였으니, 그 뜻은 무엇인가?”라고 했습니다.
어찌하겠는가?[天生德於予 桓魋其如予何]”라고 말한 내용이 《논어(論語)》 〈술이
(述而)〉와 〈자한(子罕)〉에 나온다.
순(舜)은……기뻐하였다:《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나온다. 만장(萬
章)이 맹자에게 순(舜)의 아버지 고수(瞽瞍)와 아우 상(象)이 순을 여러 차례 죽이
려고 했는데도 순이 몰랐던 것이냐고 묻자, 맹자가 답하기를 “어찌 알지 못했겠는
가? 상(象)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시고, 상(象)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신 것이
다.[曰奚而不知也? 象憂亦憂, 象喜亦喜.]”라고 하였다.
우(禹)와 ……않았다:엄청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쉴 틈 없이 분주하게 수고하
는 것을 말한다. 하우(夏禹)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하며 범람하는 홍수를 막으려
고 8년 동안 분주히 돌아다니다가 “세 차례나 자기 집 문 앞을 지나갔지만 들어가지
않았다.[三過其門而不入]”라는 말이 《맹자(孟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나오
고, “세 차례나 문 앞을 지나가면서도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공자가 훌륭하게 여겼
다.[三過其門而不入, 孔子賢之]”라는 말이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나
온다.
공자는……옳을 것이다:《이정유서(二程遺書)》에 나오는 말이다. 그 외 《주자어
류(朱子語類)》 권97 〈정자지서(程子之書)〉와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7 〈내임
병진후잡기언행(內任丙辰後雜記言行)〉 등에도 부분적으로 인용되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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