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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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반백(返魄)은 그 가운데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예기(禮記)》
에 “형체를 보내드리고 정령(精靈)을 맞이하여 돌아온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精) 자는 혼백을 겸하여 말한 것이고, 또한
백(魄)은 음(陰)의 신령한 것이니 그 영처에는 마땅히 어느 정도
돌아온다는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예기》를 상고하건대 ‘보혼(報魂)’과 ‘보백(報魄)’이라는 말
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마음속으로 제사란 반드시 혼백을 합해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다시 주희가 말한 “옛날의 제사에
서 저 양(陽)에서 구함은 그 혼을 구하는 바요, 저 음(陰)에서 구함은
그 백(魄)을 구하는 바이다.” 라는 말을 보고서는 또한 스스로 전향(羶
薌)을 태워 그 혼(魂)을 구하고, 울창 을 땅에 부어 그 백(魄)을 구한
형체를……돌아온다:《예기(禮記)》 〈문상(問喪)〉 편에 “가슴을 치고 발을 구르며
곡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픔으로 보내는데, 형체를 보내드리고 정령을 맞이하여
돌아온다.[辟踊哭泣, 哀以送之, 送形而往, 迎精而反也.]”라고 하였고, 그 주(註)에
“‘슬픔으로 보낸다.’는 것은 장사 치르는 때를 말한다. ‘정령을 맞아 돌아온다.’는
것은 ‘반곡(反哭)’과 그날 중에 우제(虞祭)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哀以送之, 謂葬
時也. 迎精而反, 謂反哭及日中虞也.]”라고 풀이하였다.
어느 정도:원문의 ‘사자(些子)’는 소허(少許)의 뜻이다. ‘사자(些仔)’라고도 한다.
옛날의……바이다:주희가 《주역(周易)》 〈계사전 하(繫辭傳下)〉에서 “마치 ‘죽었
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 올라감은 곧 혼(魂)이 노는 것이고 떨어짐은 백(魄)이
내리는 것이다. 옛날 제사에서 모든 양(陽)을 구할 때에는 그 혼(魂)을 청했고 모든
음(陰)을 구할 때에는 그 백(魄)을 청했다.[如言殂落, 升也便是魂之游, 落卽魄之
降. 古之祭祀, 求諸陽所以求其魂, 求諸陰所以求其魄.]”라고 하였다.
전향(羶薌)을……구하고:‘전향’은 오곡의 향기이다. 일설에는 소나 양의 기름을
태우는 냄새라고도 한다. 《예기》 〈제의(祭儀)〉에 “전향을 태워 쑥 향기를 드러내는
것은 기(氣)에 보답하는 것이다.[燔燎羶薌, 見以蕭光, 以報氣也.]”라고 하였다.
울창(鬱鬯):울금향(鬱金香)을 넣어 빚은 향기 나는 술로 제사의 강신(降神)에
쓰이는 울창주(鬱鬯洒)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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