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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명·수 1-5

                 鬼神命數一之五





                 [문]  묻길, “귀신의 길흉화복은 이는 다만 이(理)로써 말한 것입니

                 다. 이(理)는 선하지 않음이 없으니, 사람이 능히 이(理)를 따르면
                 길하고 이(理)를 거스르면 흉합니다. 이는 스스로 이치상 합당함이

                 이와 같은 것이지, 어찌 이른바 귀신이란 것이 일일이 길흉을 내려


                 주겠습니까?” 라고 하자, 주자가 답하기를 “옳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선한 자에게 복을 내리고 음학(淫虐)한 자에게 화를 내리는
                 것은 다만 이치상 합당함이 이와 같을 뿐 소위 귀신의 행위가 없거늘,

                 질문자의 말과 같은 경우는 그 말이 지나치게 냉담한 것 같습니다.
                 무릇 천하만사의 이치상 합당함이 이와 같아야 하는 곳에서는 귀신

                 또한 이치상 합당함이 이와 같으니, 그렇게 된 까닭은 ‘이(理)’요, 그렇
                 게 할 수 있는 것은 ‘귀신’입니다. 그러므로 선한 자에게 복을 내리고

                 음학(淫虐)한 자에게 재앙을 내리는 것은 진실로 이(理)요, 이(理)는
                 스스로 행할 수 없으니 이것을 행하는 것은 귀신입니다. 이 대목을

                 혹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염려하였기 때문에 주자가 잠시 응하여

                 “옳다.”라고 한 것입니다.


                    귀신의……주겠습니까:《성리대전서(性理大全書)》 권28에 나오는 내용을 재구성
                    한 것이다.
                    선한……내리는:《서경(書經)》 〈상서(商書)〉 ‘탕고(湯誥)’에 “하늘의 도는 선한
                    자에게 복을 내리고 음학(淫虐)한 자에게 재앙을 내린다. 그러므로 하(夏)나라에
                    재앙을 내려 그 죄를 드러낸 것이다.[天道, 福善禍淫, 降災于夏, 以彰厥罪.]”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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