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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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묻길, “그렇다면 귀신 또한 희로애락(喜怒哀樂)하는 바가 있으

             니, 반드시 사람처럼 정의(情意)가 있는 것입니까?”라고 하자, 답하기
             를 “귀신과 사람은 그 이(理)가 한 가지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희로(喜

             怒)하는 곳은 귀신 또한 희로하며, 사람이 애오(愛惡)하는 곳은 귀신
             또한 애오한다. 사람의 마음이 곧 귀신의 마음이요 귀신의 정(情)이

             곧 사람의 정(情)이다. 다만 사람은 드러나고 귀신은 은미하며, 사람은
             나타나고 귀신은 숨는 법이다. 오직 은미하고 드러나며 숨고 나타나는

             구분만 있을 뿐, 그 정의(情意)에 어찌 다른 점이 있겠는가?”라고 하였

             습니다. 그러므로 옛날의 지극히 정성스런 자는 귀신과 한 무리가 되

             며, 귀신과 그 길흉이 합치됩니다.  맞습니까?-김석귀-


             問“鬼神吉凶禍福,  此只是以理言。 理無不善,  人能順理則吉,  逆理

             則凶。 自是理合如此, 安有所謂鬼神一一降之哉?” 朱子答曰 “是也。”

             然福善禍淫,  只是理合如此而無有所謂鬼神之爲,  如問者之說則其
             說似太冷淡。 凡天下萬事理合如此處, 鬼神亦合如此而所以然者理

             也,  所能然者鬼神也。 故福善禍淫固理也,  理不能自爲,  爲之者鬼
             神也。 此處恐或人之未達, 故朱子姑應之曰是也。 “然則鬼神亦有所

             喜怒愛惡,  必如人之有情意耶?”  曰“鬼神與人其理一也。 故人之喜

             怒處, 鬼神亦喜怒。 人之愛惡處, 鬼神亦愛惡。 人之心卽鬼神之心



                귀신과 한……합치됩니다:《주역(周易)》 〈건괘(乾卦)〉에 “대인(大人)이란 천지와
                그 덕이 합치되며, 일월과 그 밝음이 합치되며, 사시와 그 질서가 합치되며, 귀신과
                그 길흉이 합치되어, 하늘보다 먼저 하여도 하늘을 어기지 않고 하늘보다 뒤에 하여도
                천시(天時)를 받드나니, 하늘도 어기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나 귀신에게 있어서
                랴.[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 先天
                而天弗違, 後天而奉天時, 天且弗違, 而況於人乎, 況於鬼神乎!]”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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