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9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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也, 鬼神之情卽人之情也。 但人之著而鬼神微, 人顯而鬼神隱, 惟
有微著隱顯之分, 其情意豈有不同也?” 故古之至誠者, 爲徒於鬼
神, 與之合其吉凶。【金錫龜】
[답] 그대의 말이 옳다.
子之論然。
[문]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형화(形化)하
는 것을 ‘백(魄)’이라 하고, 이미 백(魄)이 생긴 뒤에 양기(陽氣)를
‘혼(魂)’이라 한다.” 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기(氣)가 있고서 형(形)이 있으니, 혼(魂)이 마땅
히 먼저라야 하거늘, 여기에서 백(魄)을 먼저 말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
까? 대개 형체가 이루어지기 전에 먼저 기(氣)가 있고, 기가 있으면
신(神)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천지가 만물을 생(生)하는 신이요
자산(子産)이……한다:자산은 춘추 시대 정(鄭)나라 대부인 공손교(公孫僑)를
말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 7년(召公七年)〉 조에서 자산이 말하기
를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형화(形化)하는 것을 ‘백(魄)’이라 하고, 이미 백이
생겨난 후 움직이는 양기(陽氣)를 ‘혼(魂)’이라 한다.[人生始化曰魄. 旣生魄, 陽曰
魂.]”라고 하였다. 곧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는 눈으로 보지도 귀로 듣지도 손으로
물건을 잡지도 발로 걷지도 못하다가, 얼마 뒤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잡고 발로 걷는 것을 ‘화(化)’라 하니, 바로 이른바 ‘백(魄)’이란 것이다. 혼과 백은
서로 돕는 물건이기 때문에 백이 생기면 혼도 따라서 생긴다. 양(陽)을 혼이라 하니
백은 음(陰)으로써 형에 속한다. 밝고 신명(神靈)한 것은 혼이고, 운동하고 작위(作
爲)하는 것은 백으로 형체에 의지해 존립하지만 혼은 볼 수 있는 형체가 없다. 촛불
에 비교하면 심지는 형(形)이고 불꽃은 백(魄)이고 광명은 혼(魂)이다. 《左氏會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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