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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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명(命)’의 동이(同異)에 대해 묻습니다.-윤종의-


             命之同異云云。【尹宗儀】



             [답]  ‘명(命)’ 자의 실상은 노형께서 이미 《주역(周易)》을 읽었는데,

             어찌 《주역》에서 참고해 보지 않습니까? 길흉과 우우(憂虞)가 괘마

             다 같지 않고 효마다 각기 다르니,  비록 성인이라도 능히 팔괘가 모


             두 ‘화천(火天)’ 과 ‘지산(地山)’ 이 되게 하지 못하고, 곤괘(坤卦)의


             육효(六爻)가 모두 함장(含章) 을 하거나 황상(黃裳) 이 되게 하지
             못하는 법이니, 이것이 어찌 명이 아니겠습니까?




                윤종의(尹宗儀):1805~1886. 자는 사연(士淵), 호는 연재(淵齋), 본관은 파평(坡
                平)이다. 아버지는 식(埴)이며, 어머니는 광산 김씨로, 1823년(순조23)에 생원시
                에 합격했다. 1852년(철종3)에 서부도사, 1855년(고종3)에 종부시주부 등을 거쳐
                1866년에 함평 현감을 지냈다. 1884년에 정헌대부로 가자되었다. 저서에 《연재집
                (淵齋集)》·《방례고증(邦禮考證)》 등이 있다.
                길흉과……다르니:《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길흉은 실과 득의 상
                이요, 뉘우침과 부끄러움은 근심과 헤아림의 상이다.[吉凶者, 失得之象也. 悔吝者,
                憂虞之象也.]”라고 하였다.
                화천(火天):《주역》의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를 말한다. 이 괘는 불[火]이 천상
                (天上)에 있어 사방을 널리 비추므로, 성대풍유(盛大豐有)의 상(象)이라고 일컫는다.
                지산(地山):《주역》의 ‘지산겸괘(地山謙卦)’를 말한다. 이 괘의 형상은 땅을 의미
                하는 곤괘(坤卦)가 위에 있고, 산(山)을 의미하는 간괘(艮卦)가 아래에 있다. 산이
                높으면서도 낮은 땅의 아래에 있으니 겸손하다는 뜻이다.
                함장(含章):《주역》의 〈곤괘(坤卦)〉 육삼(六三)에 “아름다움을 간직함이 정고(貞
                固)할 수 있으니, 혹 왕사(王事)에 종사하여 성공을 차지하지 않고 끝마침을 두어야
                한다.[含章可貞, 或從王事, 无成有終.]”라고 하였다.
                황상(黃裳):《주역》의 〈곤괘〉 육오(六五)에 “누런 치마라면 크게 길하리라.[黃裳
                元吉]”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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