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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기신리 1-4
形氣神理一之四
[문] 사람이 태어남에 형(形)·기(氣)·신(神)·이(理)의 네 가지가 있
게 되는데, 형은 형질이고, 기는 기질이며, 신은 곧 허령(虛靈) 을
형기신리(形氣神理):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 1792~1868)의 시문집인 《화서
집(華西集)》 권24에 “형(形)이 음이고 기(氣)가 양인데, 모두 형이하(形而下)의
기(器)다. 이(理)가 체(體)이고 신(神)이 용(用)인데, 모두 형이상(形而上)의 도
(道)다. 그러나 형과 기가 자취가 있어 대립되기 때문에 국한되어 둘이 되고, 신과
이(理)는 자취가 없이 유행하기 때문에 통하여 하나가 된다. 하나라는 것이 무엇이
냐? 태일(太一)이 그것이다. 둘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양의(兩儀)가 그것이다.[形
陰而氣陽, 皆形而下之器也. 理體而神用, 皆形而上之道也. 然形與氣有迹而對立, 故
局而爲二. 神與理無迹而流行, 故通而爲一. 一者何也, 太一是也. 二者何也, 兩儀是
也.]”라고 하였다. 또한 “마음은 형이 있고 기가 있고 신이 있고 이가 있는 물건이다.
그러므로 형으로 말하는 곳이 있고, 기로 말하는 곳이 있고, 신으로 말하는 곳이
있고, 이로 말하는 곳이 있다. 이것은 모두 사실이며 거짓이 아니다. ‘돼지의 심장을
절개한다.’라고 하는 것은 실로 피와 살로 이루어진 심장[血肉之心]을 가리킨다.
‘기의 정상(精爽)’이라고 한 것은 실로 기백의 심을 가리킨다. ‘지극히 허령(虗靈)하
다.’고 한 것은 실로 신명지심[神明之心]을 가리킨다. 인의지심(仁義之心)과 측은
지심(惻隱之心) 같은 것은 실로 본심(本心)을 가리킨다.[心是有形有氣有神有理之
物也. 故有以形言處, 有以氣言處, 有以神言處, 有以理言處. 是皆指實而非假也. 猪
心切開之類. 實指血肉之心也. 氣之精爽之類. 實指氣魄之心也. 至虗至靈之類. 實指
神明之心也. 仁義之心惻隱之心之類, 實指本心也.]”라고 하였다.
허령(虛靈):‘허령’은 심(心)이 ‘뭇 이치를 갖출[具衆理]’ 수 있는 요인이고, ‘지각
(知覺)’은 심이 ‘만사에 응할[應萬事]’ 수 있는 요인이다. 곧 ‘허령’은 우리 마음이
텅 빈 가운데 신령스럽기 그지없어서 모든 일을 환히 알고 감응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대학장구(大學章句)》 명덕장(明德章)의 주(註)에 “명덕(明德)이
란 사람이 하늘로부터 얻은 것으로, 허령하고 어둡지 않아서 온갖 이치를 구비하고
만사에 순응하는 것이다.[明德者, 人之所得乎天而虛靈不昧, 以具衆理而應萬事者
也.]”라고 하였다. 또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8 〈대학(大學)〉 5에 “그곳에 이
르면 이 신명(神明)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지극히 비고 지극히 신령스러우니,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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