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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性情)을 거느린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나도규-
朱子曰 “性猶太極, 心猶陰陽。” 太極生兩儀而心却統性情, 何也?
【羅燾圭】
[답] 모름지기 두 개의 ‘유(猶)’ 자는 또한 절반만을 말한 것임을 알
아야 하니, 그 실지를 말하자면 성(性)이 바로 태극이요 심(心)이 바
로 음양이다. 어째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태극은 동정의 묘(妙)
요 음양은 동정의 체(體)이니, 이 묘(妙)가 없으면 음양을 만들어내
지 못하고, 이 체(體)가 없으면 태극이 또한 걸려 있을 곳이 없기 때
문이다. 하늘에 있어서는 ‘태극 음양’이라고 말하고, 사람에 있어서는
‘심성’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물사(物事) 외에 다시 다른 물사가 없기 때문에 곧 태극이요 곧
음양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만약 그 가운데에 나아가 하늘
과 사람을 분별하여 말한다면, 사람에게 있는 심성이 하늘에 있는 태극
음양과 같기 때문에 ‘성(性)은 태극과 같고, 심(心)은 음양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 이것이다. 이는 하늘과 사람을 혼동(混同) 해서 말한 것
이다. 오직 성과 마음이 또한 그러하니, 이른바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
다.’라는 것이다.[性猶太極, 心猶陰陽, 太極只在陰陽中, 非能離陰陽也. 然至論太極
自是太極, 陰陽自是陰陽, 惟性與心亦然, 所謂一而二, 二而一也.]”라고 하였다.
나도규(羅燾圭):1826~1885. 자는 치문(致文), 호는 덕암(德巖), 본관은 나주(羅
州)이다. 아버지는 희집(禧集)이고, 어머니는 전주인 이현임(李鉉臨)의 딸로, 광주
계촌면(桂村面) 내동리(內洞里)에서 출생했다. 노사의 만년에 문하에 집지하였으
며, 유고로 《덕암만록(德巖漫錄)》이 있다.
혼동(混同):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과 사물을 동등하게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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