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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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겨울 사이에 숙살(肅殺) 하는 것을 대덕(大德)이라고 말할 수 있
습니까? 가을은 생(生)한 것을 거둬들이고, 겨울은 생한 것을 견고
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역시 대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유낙호-
‘天地以生物爲心’, 故曰‘天地之大德曰生’。 然秋冬間肅殺者, 可謂
大德乎? 秋是生之收, 冬是生之固, 故亦可謂大德乎?【柳樂浩】
[답] 대체로 좋다.
大槪好。
[문] 영남 사람 이원귀(李元龜) 가 있는데 호가 일수(一叟)입니다.
혹자가 묻기를 “예로부터 천심(天心)이라 말하고 지심(地心)이라 말
숙살(肅殺):숙살지기(肅殺之氣), 곧 늦가을에 만물을 죽이는 쌀쌀한 기운을 말한
다. 《시경(詩經)》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9월에 서리가 내리면 10월에 추수를
마치네. 두 동이의 술로 연향을 베풀어 양을 잡아 저 공당(公堂)에 올라가서 저 뿔잔
을 드니 만수무강하리라.[九月肅霜, 十月滌場. 朋酒斯饗, 曰殺羔羊, 躋彼公堂, 稱彼
兕觥, 萬壽無疆.]”라고 하였다. 또한 구양수(歐陽脩)는 〈추성부(秋聲賦)〉에서 “가을
은 형관(刑官)이니 사시(四時)의 음(陰)이 되고 또한 병상(兵象)이다. 오행으로 금
(金)에 속하니, 이것을 천지의 의기(義氣)라고 말하며, 항상 숙살(肅殺)을 심(心)으
로 삼는다.[夫秋, 刑官也, 於時爲陰, 又兵象也. 於行用金. 是謂天地之義氣, 常以肅
殺而爲心.]”라고 하였다.
유낙호(柳樂浩):1839~1923. 자는 천여(天汝), 호는 경재(敬齋), 본관은 문화(文
化)이다. 아버지는 유사형(柳思衡)이고, 어머니는 제주(濟州) 양학모(梁學模)의 딸
이다. 노사의 문인으로, 화순에 살았다.
이원귀(李元龜):1758~1828. 자는 한서(漢瑞), 호는 일수(一叟), 본관은 성주(星
州)이다. 합천 출신이며, 저서에 《심성록(心性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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