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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묻자, 이원귀가 말하기를 “땅

                 에도 또한 심(心)이 있다. 곤륜산은 바로 땅의 중앙에 위치하여 그
                 높이가 최고이며, 황하가 그 위에서 흘러나오는데 황(黃)은 토(土)

                 의 정색(正色)이니,  이것이 어찌 땅의 심(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는데, 이 말이 어떻습니까?-민기용-


                 嶺人有李元龜號一叟者,  或問  “自古有曰天心,  而無曰地心者,  何

                 也?” 李曰 “地亦有心, 崑崙正在地之中央, 其高最大, 而黃河出其

                 上, 黃土之正色也, 此豈非地之心乎!” 此說何如?【閔璣容】



                 [답]  하늘이 땅을 싸고 있기 때문에 천심(天心)이 바로 천지(天地)

                 의 심(心)이니, 그것을 겸하여 말하는 수도 있다. 《주역(周易)》의 복

                 괘(復卦)에 “복(復)에서 천지의 마음을 본다.” 라고 했는데, 만약 홀


                    황(黃)은 토(土)의 정색(正色)이니:‘정색(正色)’은 오방(五方)에 대응되는 순색
                    (純色)으로, 곧 동의 청(靑, 木), 남의 적(赤, 火), 중앙의 황(黃, 土), 서의 백(白,
                    金), 북의 흑(黑, 水)을 말한다.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의(衣)는 정색(正
                    色), 상(裳)을 간색(間色)”이라고 하였다. 또한 《시경(詩經)》 〈패풍(邶風)〉 ‘녹의
                    (綠衣)’에 “초록빛 의복이여, 겉옷은 초록빛인데 속옷은 노란빛이로다. 근심스러운
                    마음이여, 언제 그것이 스스로 그칠 것인가.[綠兮衣兮, 綠衣黃裏, 心之憂矣, 曷維其
                    已.]”라고 하였는데, 주희의 주(註)에 “녹(綠)은 푸른색과 노란색의 간색(間色)인
                    데 푸른색이 더 많이 도는 색이요, 황(黃)은 중앙의 흙을 상징하는 정색(正色)이다.
                    간색(間色)은 천한 빛깔인데, 그것을 겉옷으로 삼고, 정색(正色)은 귀한 빛깔인데
                    그것을 속옷으로 삼는다는 것은 모두 다 그 마땅히 있어야 할 바를 잃은 것을 말한
                    다.[綠, 蒼勝黃之閒色, 黃, 中央土之正色, 閒色賤而以爲衣, 正色貴而以爲裏, 言皆
                    失其所也.]”라고 풀이하였다.
                    민기용(閔璣容):1824~ ?. 자는 중호(仲浩), 호는 봉리(鳳里), 본관은 여흥(驪
                    興)이다. 노사의 문인으로, 제천에 살았다.
                    복(復)에서……본다:《주역(周易)》 〈복괘(復卦)〉의 위는 땅[地], 아래는 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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