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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정

                 心性情





                 [문]  혹자가 묻기를 “천지에도 심(心)이 있는가?”라고 하기에 제가

                 대답하길 “인(人)과 물(物)의 심(心)은 천지의 심(心)에서 나온 것이
                 니, 천지에 만약 심(心)이 없다면 인(人)과 물(物)에 어찌 심(心)이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혹자가 묻기를 “천지의 심(心)에도 지각(知覺)이 있는가?”라고 하기
                 에 제가 대답하길 “인(人)과 물(物)의 심(心)이 이곳으로부터 와서 이

                 런 지각이 있게 되었다면 여기에 자연히 본연의 지각이 있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혹자가 묻기를 “천도(天道)는 선한 자에게 복을 주고 악한 자에게

                 화를 내린다. 라고 하였으니, 이는 무심(無心)하여 저절로 그러한 것
                 인가, 의도가 있어 반드시 그렇게 한 것인가?”라고 묻기에 제가 대답하

                 길 “무심이라고 말하면 너무 냉담(冷淡)하고, 의도가 있다고 말하면
                 천착(穿鑿)한 것이다. 그러나 끝내 무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습니

                 다. 맞습니까?-김석귀-






                   천도(天道)는……내린다:《서경(書經)》 〈탕고(湯誥)〉에 나오는 말이다. 또한 《예
                   기(禮記)》 〈예운(禮運)〉에 “사람은 천지의 마음이며 오행의 단서이다.[人者天地之
                   心也, 五行之端也.]”라고 하였는데, 주희는 《주자어류(朱子語類)》 권87의 주(註)에
                   서 “하늘이 선한 자에게 복을 주고 악한 자에게는 재앙을 주는 것처럼,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를 하늘이 해 주기 때문이다.[謂如天道福善禍淫, 乃人所欲也.]”라고 풀이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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