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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남당(南塘, 한원진)이 말한 “만약 미발(未發)일 때는 기질의 성

                 (性)이 없다가 이발(已發)한 뒤에 이르러 있게 된다고 한다면, 이는
                 이기(理氣)로써 체용(體用)을 삼는 것이니, 옳겠는가?”라고 했는데,

                 이 말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심(心)이 미발일 때는 기(氣)가 용사
                 하지 않아서 담연[고요]할 뿐인지라, 일찍이 부동(不同)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있지 않았는데, 발용(發用)한 후에 이르러서야 바야흐로
                 시비와 선악의 구분이 있다고 한다면, 미발일 때 어찌 일찍이 기(氣)

                 와 떨어진 이(理)가 있관대 이기에 체용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하는

                 것입니까?-정의림-



                 南塘言  “若謂未發時,  無氣質之性,  而至於已發後有之,  則是以理
                 氣爲體用也,  可乎?”  此說可疑。 心之未發也,  氣未用事湛然而已,

                 未嘗有不同之可言,  而至於發用而後,  方有是非善惡之分,  則未發

                 時何嘗有離氣之理, 而疑理氣有體用之嫌耶?【鄭義林】



                 [답]  미발일 때도 기질의 성(性)이 한쪽에 잠복해 있다면 천하로 하
                 여금 끝내 대본(大本)이 없게 하는 것이니, 항상 이상하게 생각했다.

                 대저 중인(衆人)은 어둡지 않으면 어지러운 것이어서 맑은 미발이 없

                 는 것이다. 비록 혹 잠깐 동안 미발이 있을지라도 다시금 어두워지고
                 어지럽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기질의 성이다.



                 未發之時,  將氣質一性,  伏在一邊,  使天下終無大本,  尋常疑怪。

                 蓋衆人不昏則亂,  無澄然未發。 雖或有霎時未發,  還復昏亂者,  此

                 乃氣質之性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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