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5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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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남당(南塘, 한원진)이 말한 “만약 미발(未發)일 때는 기질의 성
(性)이 없다가 이발(已發)한 뒤에 이르러 있게 된다고 한다면, 이는
이기(理氣)로써 체용(體用)을 삼는 것이니, 옳겠는가?”라고 했는데,
이 말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심(心)이 미발일 때는 기(氣)가 용사
하지 않아서 담연[고요]할 뿐인지라, 일찍이 부동(不同)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있지 않았는데, 발용(發用)한 후에 이르러서야 바야흐로
시비와 선악의 구분이 있다고 한다면, 미발일 때 어찌 일찍이 기(氣)
와 떨어진 이(理)가 있관대 이기에 체용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하는
것입니까?-정의림-
南塘言 “若謂未發時, 無氣質之性, 而至於已發後有之, 則是以理
氣爲體用也, 可乎?” 此說可疑。 心之未發也, 氣未用事湛然而已,
未嘗有不同之可言, 而至於發用而後, 方有是非善惡之分, 則未發
時何嘗有離氣之理, 而疑理氣有體用之嫌耶?【鄭義林】
[답] 미발일 때도 기질의 성(性)이 한쪽에 잠복해 있다면 천하로 하
여금 끝내 대본(大本)이 없게 하는 것이니, 항상 이상하게 생각했다.
대저 중인(衆人)은 어둡지 않으면 어지러운 것이어서 맑은 미발이 없
는 것이다. 비록 혹 잠깐 동안 미발이 있을지라도 다시금 어두워지고
어지럽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기질의 성이다.
未發之時, 將氣質一性, 伏在一邊, 使天下終無大本, 尋常疑怪。
蓋衆人不昏則亂, 無澄然未發。 雖或有霎時未發, 還復昏亂者, 此
乃氣質之性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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