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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으니, 이 말이 진실로 옳은 말이다. 다만 기질이 법도를 따른 곳이

                 바로 본연지성인 것이니, 곁에서 다시 기질을 찾아서는 안 된다.



                 遂庵曰, “氣質之性, 與生俱生, 非可隨時有無。” 此言良是。 但氣質
                 之循軌處, 卽便本然之性, 不可於傍邊更覓氣質也。



                 [문]  선생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길 “기(氣)가 만약 잠깐이라도 맑

                 아진다면 잠깐 동안 기질의 성(性)이 없는 것이니, 하루가 맑으면 하

                 루 동안 기질의 성이 없다. 안자(顔子)는 석 달을 인(仁)을 어기지

                 않았으니  석 달 동안 기질의 성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셨고, 또 “예
                 로부터 성현이 다만 강충(降衷, 선을 내려 줌)을 말하고, 다만 병이(秉

                 彝, 상도를 지킴)를 말하고, 다만 항성(恒性)을 말하였을 뿐인데, 후세
                 에는 도학이 밝아지지 못하여 혹은 성이 악하다고 하는 자가 있고,

                 혹은 선악이 혼합되어 있다고 하는 자도 있어서 성선의 도가 장차 천
                 하에 밝아지지 못하게 되겠으므로 선유가 부득이하여 ‘기질성(氣質





                    안자(顔子)는……않았으니:《논어(論語)》 〈옹야(雍也)〉에 “공자(孔子)께서 말씀
                    하시길 ‘안회(顔回)는 그 마음이 3개월 동안 인(仁)을 떠나지 않았고, 그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에 한 번 인(仁)에 이를 뿐이다.’라고 하셨다.[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라고 한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정자(程
                    子)는 “3개월은 천도(天道)가 조금 변하는 절기(節期)이니, 그 오래됨을 말한다.
                    이 경지를 지나면 성인(聖人)이다. 인(仁)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다만 털끝만
                    한 사욕(私慾)도 없음이니, 조금이라도 사욕(私慾)이 있다면 곧 이는 인(仁)이
                    아니다.”라고 했고, 윤씨(尹氏)는 “이는 안자(顔子)가 성인(聖人)에 비하여 한 칸을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성인이라면 완전히 한 덩어리가 되어 간단(間斷)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論語集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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