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4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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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의 변별은 오로지 기에 있다.’고 말하는데-제공(諸公)들의 논의가

             모두 그러하다.- 무릇 기를 말하면서 이(理)를 주로 삼지 않으면, 정통(正
             通)과 편색(偏塞)이라고 말한 것이 모두 하나의 빈껍데기에 불과하니,

             어찌 인과 물의 귀천(貴賤)이 되기에 족하겠는가?



             ‘以理言之, 則萬物一原, 固無人物貴賤之殊’, 此一節所謂挑出以言
             其妙,  理一爲主者也。 以氣言之,  則得其正且通者爲人,  得其偏且

             塞者爲物, 此一節所謂卽氣以指其實, 分殊爲主者也。 然則所言乎

             氣者, 乃所指則在乎理之偏全也。 先儒之主理一邊者, 乃謂‘人物之
             辨,  專在於氣’,【諸公之論皆然】  夫言氣而不以理爲主,  則所言正通偏

             塞者, 皆不過一箇空殼, 何足以爲人物之貴賤乎?



             심(心)을 논하는 것도 그렇다. 마음이 비록 기분(氣分)의 일이지만

             갖춘 것은 성(性)이다. 심이 성을 갖춘 것은 나의 심과 성인의 심이
             같고, 심이 성을 다하지 못한 것은 나의 심이 성인의 심과 다른 것이

             다. 그 동(同)과 이(異)는 모두 그 중(重)한 것이 성에 있다.
               무릇 그 체단(體段)은 동(同)하나 작용(作用)이 이(異)한 것은 진실

             로 기품(氣稟)의 미악(美惡)이 그 사이에서 용사(用事)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은 여기에 항상 그 동(同)을 주장하고 그 이(異)를 물리쳐
             기품을 큰일로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비록 어리석더라도


             반드시 밝아지고,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진다.” 라고 하였고,


                비록……강해진다:《중용장구(中庸章句)》 20장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남이
                한 번에 잘하면 나는 그것을 백 번이라도 하고, 남이 열 번에 잘하면 나는 그것을
                천 번이라도 할 것이다. 과연 이 방법대로 잘 행하기만 한다면 아무리 어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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