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6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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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나의 도리가 고금을 통하고 위아래가 관통함에 이 이(理) 이외에
는 다른 이가 없어, 천지 사이에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
이다.
‘인자(仁者)는 이를 보고서 인(仁)이라고 이르고, 지자(知者)는 이
를 보고서 지(知)라고 한다.’ 라는 것이 모두 이러한 물사(物事)이다.
때문에 다만 옛 성현으로부터, 인성을 사파한 글자를 가지고 만물을
하나로 꿰뚫고서 혐의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
비록 그렇더라도 일(一)이면서 분(分)이 없다면 내가 말하는 일(一)
이 아니다. 그러므로 《중용혹문(中庸或問)》과 《대학혹문(大學或問)》
에서 바로 말하기를 “새와 짐승과 초목의 생겨남은 겨우 형기의 치우침
을 얻었기에 전체를 통관할 수 없다.” 라고 하고, “저 천하여 물(物)이
된 것은 형기의 편색(偏塞)에 구속되어 본체의 온전함을 확충할 수
없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인물지성이 비록 이 일리(一理)를 같이
인자(仁者)는……한다:《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한번 음(陰)하
고 한번 양(陽)하게 함을 도(道)라고 이르니, 계속하게 함은 선(善)이요, 갖추어져
있음은 성(性)이다. 인자는 이를 보고서 인이라고 이르고, 지자는 이를 보고서 지라
고 이른다. 백성들은 날마다 쓰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군자의 도는 드문 것이다.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 善也. 成之者, 性也. 仁者見之, 謂之仁. 智者見之, 謂之
智. 百姓日用而不知, 故君子之道鮮矣.]”라고 하였다.
새와……없다:주희(朱熹)의 《중용혹문(中庸或問)》 제1장에서 “새와 짐승과 초목
의 생겨남은 겨우 형기의 편벽됨을 얻었기에 전체를 통관할 수 없다.[雖鳥獸草木之
生, 僅得形氣之偏, 而不能有以通貫乎全體.]”라고 하였다.
저 천하여……없다:주희의 《대학혹문(大學或問)》 권1 〈경 1장(經一章)〉에 “저 천
하여 물이 된 것은 이미 형기의 치우치고 막힘에 구속되어 본체의 온전함을 확충할
수 없고, 오직 태어나면서부터 기운의 바르고 통한 것을 얻은 사람만이 그 성이 가장
귀하게 되기 때문에 방촌의 사이가 허령하고 통철하여 모든 이치가 모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彼賤而爲物者, 旣梏於形氣之偏塞而無以充其本體之全矣, 唯人之生乃
得其氣之正且通者而其性爲最貴, 故其方寸之間, 虛靈洞徹, 萬理咸備.]”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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