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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고,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고 한다.[天命之謂性]” 라는 것이
                 한갓 허언이 되었다.
                   그러나 이천의 뜻은 그렇지 않다. 이(理)는 일(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세밀한 곡절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양의 근저가
                 있으니, 만화의 기가 어찌 생기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 ‘간요(簡寥)’

                 라는 한 구절의 말이 이기의 정상과 맥락에 대해 ‘괄진(括盡, 모두 총괄
                 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잘 말했다[說得好]’는 뜻이 아마 이와 같을

                 것이다.

                   분(分)이라는 말은 이(理)는 실하나 이름은 허한 것이니, 다만 각기
                 정해진 한도가 있어 서로 넘지 않는다는 말이지, 본래 이(理)라는 이름

                 도 아니고, 또한 기라는 이름도 아니다. 그 일(一)에 포함된 것으로

                 말하자면, 진실로 지극히 은미한 이(理)이다. 각자 정해진 것으로 말하
                 자면, 반드시 기가 지반이 된다. 때문에 주자도 기를 ‘분’이라고 말한

                 곳도 있다. 《태극도해》에서 분(分) 자를 가리켜 말한 곳을 깊이 음미해
                 보면, 절로 알 수가 있으니 여기서는 다시 말하지 않겠다.



                 朱子曰,  “理與氣,  伊川說得好,  曰‘理一分殊’,  此非以氣言分耶?”

                 曰, 朱子書謂氣爲分處亦有之, 而乃在別處, 若此段所言及《圖解》,

                 分之所以一定而不移,  此等分字,  恐不然矣。  朱子若將分殊二字,
                 直作氣異看, 則理一氣異, 人人皆能說得, 何以云伊川說得好? 且

                 况理一氣異,  縱然說得,  亦非好語。 何以故,  理旣云萬事本領,  氣



                    하늘이……한다:《중용(中庸)》 1장에 “하늘이 명(命)하신 것을 성(性)이라 이르
                    고, 성(性)을 따름을 도(道)라 이르며, 도(道)를 닦음을 교(敎)라 이른다.[天命之
                    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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