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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庸)》 〈진성(眞性)〉 1장에서, 모두 ‘물아일리(物我一理)’의 의미를
볼 수 있는데, 오히려 ‘물성’에 대해서는 일찍이 사파(四破) 를 하여
말하지 않았으니, 이 이(理)가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상세히 하고
물(物)을 간략히 하다 보니, 그 분(分)이 진실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태극도설》의 ‘이오묘합(二五妙合)’ 한 단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미약하게 그 단서가 드러났고, 정자의 ‘무독유대(無獨有對)’ 라는 말
과 소강절의 ‘사편관물(四片觀物)’ 의 방법에 이르러야 감추어진 내용
이 전부 드러났으며, 주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오상’으로써 분명히
말하게 되었다.
주자가 이 말을 함이 어찌 새로운 논의 만들기를 좋아해서 인도(人
道)를 서류(庶類)와 동일시한 것이겠는가? 대저 성현의 안중에 정확하
사파(四破):천지의 운행 원리와 현상을 네 개의 단위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원·형·이·정’이나 ‘춘·하·추·동’ 등이 모두 사파이고, 사단(四端)
과 사상(四象) 역시 사파라 할 수 있다.
이오묘합(二五妙合):주돈이(周敦頤)가 지은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무극의 진
리와 이기오행(二氣五行)의 정기가 묘하게 합하고 엉겨서 건도는 남(男)을 이루고
곤도는 여(女)를 이루어 두 기운이 교감하여 만물이 화생하니, 만물이 낳고 낳아
변화가 무궁하게 된다.[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乾道成男, 坤道成女, 二氣
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而變化無窮焉.]”라고 하였다.
무독유대(無獨有對):《근사록(近思錄)》 권1 〈도체(道體)〉에 “천지만물의 이(理)
는 혼자가 아니고 반드시 대대(待對)한 것이 있다.[天地萬物之理無獨, 必有對, 皆
自然而然, 非有安排也.]”라고 하였다.
사편관물(四片觀物):소강절(邵康節)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관물외편(觀
物外篇)〉에 “천(天)은 일(一)에서 사(四)로 변하고, 지(地)는 일(一)에서 사(四)
로 변한다. 사(四)는 체(體)가 있으나 일(一)은 체(體)가 없다. 이것을 일러 유무
(有無)의 극(極)이라 한다.[天以一而變四, 地以一而變四, 四者有體也, 而其一者無
體也, 是謂有無之極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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