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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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곡(穀)이 모두 양을 잃은 것 과 같이 본다면, 어찌 정통을 귀하게
여길 수 있겠는가? 대개 분(分)이 없는 것을 일(一)이라고 한다면,
그 폐단이 반드시 여기에 이를 것이다. 그 각정(各正)한 성(性)을 가지
고 분수(分殊)에 떨어지고 형기(形器)를 범했다고 하여 일원(一原)이
될 수 없다고 하니, 갑변(甲邊)의 의론과 아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또한 따르기 어려운 것이다. 총괄하여 말하자면 어찌 이(理)와 분
(分)을 서로 분리시킨 폐단이 아니겠는가?
請試更詳之。 兩層本然之說, 蓋倣太極圖而差者也。 其意蓋以第一
層本然, 當圖之第一圈, 第二層本然, 當二五以下諸圈, 非不酷似
矣, 其實有不可者。 圖象從造化邊說去, 故就二氣五行萬物散殊之
中, 挑出其不可挑出者, 以爲公共一箇本領, 以下諸圈, 卽其本色
實體, 非謂第一圈與諸圈有差別也。 乃若論性是人物邊事, 恰是太
極未挑出時, 在我則我底却是一原, 在你則你底却是一原, 不假人
力箇箇圓足, 其實又非有此疆你界也。 何故無事中生事, 必曰挑出
一層然後, 爲萬物之一原乎? 前聖之於道理, 雖不雜形器而言之,
亦不離形器而言之。 《詩》言‘有物有則’, 《易》言‘一陰一陽之謂道’皆
是也。 今言各一其性, 則旣不雜矣, 復欲就其上面, 揀出一層不雜
者, 則不幾於離矣乎? 然則離物而後有則, 離陰陽而後有道, 何其
與前聖之意, 不相似也? 是必以爲各一其性, 已落分殊, 已犯形氣,
장(臧)과……것:장곡망양(臧穀忘羊)을 가리키는 말이다. 《장자(莊子)》 〈변무
(騈拇)〉에 나오는 고사로, 장(藏)과 곡(穀) 두 사람이 함께 양(羊)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었는데, 장은 책을 읽었고 곡은 쌍륙(雙六)을 치며 놀았으니, 두 사람의
소업(所業)은 같지 않으나 양을 잃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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