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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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성(性)이 다르다고 함을 내가 불가하다고 하지는 않으나, 다른
점은 곧 오상이 기(氣)를 띠고 있다는 데 있으니, 대본(大本)이 밝혀지
지 못한 것이 있다. 부득불 따로 일원을 세운다면, 이는 이(理)의 밖에
분(分)이 있는 것이다. 끝내 이(異)를 주장하고 동(同)을 폐한다면,
‘성즉리(性卽理)’란 한 구절이 헛말이 된다.
성이 같다고 하는 것도 내가 그렇지 않다고는 하지 않으나, 편전의
성을 본연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것은 분(分)의 밖에 이(理)가 있는
것이다. 끝내 동(同)을 주장하고 이(異)를 폐한다면, 성이 체(體)만
있고 용(用)이 없는 쓸데없는 물(物)이 된다.
이(理)는 일(一)이 실로 만분(萬分)한 것이니 다를수록 더욱 같은
것이다. 일(一)이면서 분(分)인 것은 실로 이(異)가 아니고, 이(異)이
면서 동(同)한 것은 곧 참으로 동(同)한 것이다. 양가(兩家)가 동이(同
異)를 말함에 동이(同異)가 서로 용납되지 않음이 이와 같으니, 대개
그 이(異)를 말한 것은 실로 이(異)하지만, 동(同)을 말한 것은 참으로
동(同)함이 아니다.
‘象數未形’一句, 以言乎微也, ‘形器已具’一句, 以言乎顯也。 若有
兩節矣, 然物自有始終, 理本無成壞, 實非有兩事也。 天下無離氣
獨立之理, 分殊之外, 曷嘗別有所謂理一者耶? 須知只此分殊便是
理一處。 分殊之爲一理, 亦無甚難曉者, 如屈伸飜覆一手也, 行住坐
臥一身也。 屈伸時一手, 飜覆時又一手, 而謂有兩手可乎? 行住處
一身, 坐臥處又一身, 而謂有兩身可乎? 理一之不外於分殊者然也。
分殊之早涵於理一, 亦不過由此而一飜看耳。 設言此物之未始有,
而必先有此物之理。 萬物之未始有, 如一物也, 萬理之必先有, 如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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